『강이』믿음이 주는 따스함을 전하는 그림책 한 권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58 | 글, 그림 이수지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8년 12월 28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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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작가님의 새 책  소식이 참 반갑다. 작가님의 이야기는, 글보다는 그림이,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이 묻어나는 그림으로 잔잔하게 가슴으로 녹아내리는 작품으로 나의 마음을 여러번 흔들어놓았다. 비룡소에서 출간한 작가님의 여섯 번째 그림책, 『강이』는 목탄으로 그려낸 듯한 부드러운 선과 흑과 백 두 가지의 색만으로도 애잔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추운 겨울이 되면, 유독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이들이 아닐까? 그 중에서도 버림받고 거리를 헤매고 다녀야만 하는 동물들의 삶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인간의 차가운 시선과 굶주린 배, 버림받은 존재라는 무너진 마음과 곳곳에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려는 그들의 시간은 하루가 더디게 흐르고, 겨울은 길고도 길다.

​검은개는, 보호받지 못한 채 길러지고 있다. 먹이도 잠자리도 보살핌도 검은 개에게는 해당없는 듯, 주인의 방치와 무관심 속에서 하루 하루 기적처럼 살아가고 있다.

검은개가 그렇게 삶을 마감했다면, 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얼마나 컸을 것이며, 외로움과 배고픔, 고통을 얼마나 깊게 안고 떠났을까?

검은개는 아랫집 언니의 도움으로 주인집에서 벗어나게 된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된 검은개는 ‘강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고, 산과 바다, 천둥과 번개 그리고 구름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처음으로 만나는 친구와 처음으로 만끽하게 된 자유, 그리고 보살핌과 관심이 주는 따스함, 그것들이 주는 안락함도 잠시, 강이가 의지하고 맘을 준 산과 바다가 떠나는 날이 다가온다.

마음을 열었던 강이에게 산과 바다의 부재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공허함이 자리한다. 배도 안 고프고, 목이 마르지도 않으며, 심심하지도 않다. 다만 보고 싶을 뿐, 그렇게 강이는 내내 산과 바다를 기다린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자신의 온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누군가를 향해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 순간은, 그리움이 사무쳐 가슴이 따스해져온다. 내일 또 기다리는 시간이 오더라도 온다는 믿음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다.

강이는 기다린다. 오늘도.

잠깐 다녀온다고 한 산과 바다는 이제 곧 올 거라는 믿음, 강이는 기억한다.

눈이 내리는 어느 날, 강이의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린다. 눈이 내리고 세상이 하얗게 변한 그곳을 힘차게 뛰어간다. 가슴의 두근거림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반응하는 네 다리가 힘차게 달려간다. 귀가 하늘을 향하고, 입가엔 미소가 번지는 강이의 모습이 보는 나의 마음까지도 따스하게 스며들어 온다.

우린 누군가의 가족이 되어 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순간의 마음으로 선택한 가족은 어느 순간 등을 돌릴 수 있을 만큼 가볍다. 내가 누군가의 가족이 되어준다고 했을 때, 그가 나에게 무언가를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단 1도 없어야 한다. 가족은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니라, 곁을 지켜주고 서로를 향해 눈을 마주쳐 줄 수 있으면 된다.

산과 바다의 품에 안긴 강이의 모습을 보면서, 안락사로 희생당한 생명들의 마지막은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마음이 무거워진다. ‘믿음’이란 두 글자가 주는 의미를 생각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