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파랑

시리즈 마시멜로 픽션 | 차율이 | 그림 샤토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9년 7월 4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No.1 마시멜로 픽션 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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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파랑_ 소울메이트를 찾아서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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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이다. 올해로 세번째. 이 시리즈는 비룡소의 색다른 상상력 브랜드 고릴라박스가 ‘사춘기 소녀들을 위한 걸스 스토리’ 를 표방하며 만든 시리즈.  두근두근 사랑 이야기, 시공간을 초월한 환상적인 이야기, 긴장감 넘치는 추리 이야기, 꿈을 향해 질주하는 성공 이야기 등, 요즘 소녀들의 고민과 관심사를 매력적인 캐릭터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살린 작품을 공모하여 101명의 여자 어린이 독자 심사 위원들이 직접 작품을 뽑는다.

아이들이 직접 투표로 참여하는 만큼 아이들의 시선에서 공감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여자 아이들이 뽑은 작품이라 혹시라도 밤톨군에게 외면받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판타지적 설정과 보편적 주제가 담겨있어 그런지 밤톨군도 재미있어 했다. 시원한 색감의 파랑이 가득한 표지는 이 더운 여름, 어느 곳에 두고 사진을 찍어도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듯 하다.

같은 소원을 빌었던 현대의 열세살 미지와 조선시대의 해미는 시간을 넘어 만난다. 그리고 모험 속에서 더욱 우정을 꽃 피워가게 된다. 현대와 조선시대를 오가는 배경과 더불어 인어, 해적 이라는 소재와 시간이동, 소원 등의 판타지적 설정 등이 합져서 더욱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이야기가 되었다. ‘미지’ 라는 단어는 주인공의 이름이면서도 ‘아직 알지 못함’ 이라는 뜻의 미지(未知) 로 읽히기도 한다, ‘파랑’ 도 두 소녀를 만나게 해주는 매개물의 이름인 동시에 그들이 사랑하는 바다의 색, 그리고 그 색이 가진 여러 의미들을 중의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친구가 필요해. 속마음을 나누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평생 친구. 목숨도 바꿀 수 있을 만큼 영혼까지 이어진 소울메이트!’ 간절히 비는 김에 하나 더 추가했다. 바다도 좋아하면 좋겠다. 나랑 해양 스포츠를 함꼐 즐길 수 있는 친구! – 미지, p14

나도 사실 말하고 싶었는데, 내 소원은 이거야. 서로 함께하며 지켜 주고 목숨을 줘도 아깝지 않을 친구. – 해미, p128

현대의 아이가 조선시대 아이와 맺는 우정에 대한 이야기는 친구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사춘기 아이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순정만화 풍의 삽화는 소녀들의 눈길을 잡아두는 또 하나의 매력. 간간히 섞여있는 옛 지명과 물고기를 이르는 옛단어들. 그 외에도 ‘달보드레’, 소울메이트 대신 ‘너나들이’ 등의 예쁜 단어들도 눈여겨 보게 된다. 책 속 문장들도 밑줄 긋고 소리내어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운명은 베 짜기와 같아요. 아주 많은 인연의 실들이 모이고 모여,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들어 가지요. <중략> 인생도 때로는 실패를 하죠. 하지만 괜찮아요. 숨 고르기를 한 다음, 한 단계 전으로 되돌아가면 되니까요.

p114, 6. 소원의 정체

이야기 속에 언급된 조선왕조실록의 한 문장. 조선시대에서 미지와 해미가 겪은 일들이 미지가 살던 시대의 역사에 이렇게 기록된 것. ‘물괴’ 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었던 터라 밤톨군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모양이다. 아이는 영화 소개에서 보았던 장면과 동화 속 물괴를 비교해보느라 바빠진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문장을 작가들이 각자 다르게 해석해서 상상력을 입힌 거라는 것을 깨닫고는 감탄을 한다. 실제 물괴의 정체가 무엇이었을지 궁금해하면서.

1545년. 밤에 소동이 있었다. 인종이 승하하시던 날에 요사한 말이 퍼졌다. “물괴가 밤에 다니는데 지나가는 곳에는 검은 기운이 캄캄하고 뭇수레가 가는 듯한 소리가 난다.” 하였다. 사람들이 떼로 지어 대궐 아래부터 네거리까지 징을 치며 쫒으니 소리는 성안을 진동하고 사람과 말이 놀라 피해 다니는데 포졸이 막을 수 없었다. 소동은 삼사 일 계속된 후에 그쳤다.

- 조선왕조실록

미지는 이제 ‘소울메이트’ 아니 ‘너나들이’를 찾았다. 시공간을 건너야 만날 수 있는 친구지만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친구. 미지는 친구를 찾는 과정 동안 성장하며 그동안 닫았던 마음을 열고, 주위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보여준다.

한때 내 절친이 이 세상에 태어나긴 한 걸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이 넓은 세상 어딘가에 특별한 친구가 반드시 있다는 걸.

p.189

더불어 미지에게 해미라는 친구가 쉽게 ‘찾아진’ 것이 아니라, 해미를 위해 미지도 노력한 여러 일들이 있다는 것. 친구는 가만히 있는데도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숨은 의미를 이 동화를 읽는 아이들도 느끼길. 관계란 상호적인 것이라는 것을. 이 나이의 나는 그 점을 늘 놓치곤 했었다. 다음 권이 나온다면 조선시대의 해미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