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을 넘은 아이 _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51 | 김정민 | 그림 이영환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9년 7월 30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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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넘은 아이 _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김정민 글, 이영환 그림

비룡소

첫 표지를 얼핏 보고, 계몽운동이나 독립운동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여성의 권리는 물론, 가치가 인정되지 않던 시절 그 부조리를 깨고 나오는 어떤 엄청난 이야기가 등장할 줄 알았지요.

책을 읽고나서 처음 생각의 범주는 아니었지만, 한 아이를 살리고 주변을 변화시키는 이야기임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찌 살 것 입니까’

이 말을 가슴에 남기면서 말이죠.

이야기의 배경은 조선시대. 물난리가 난 작년에 이어 가뭄이 이어져 먹고살기가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때

열두살 푸실이네 집이 보입니다.

맏이인 딸 푸실이, 일곱살 남동생 귀손이, 그리고 여섯달난 막내 아기.

엄마 아빠와 살아가는 이 다섯식구는 사는것이 빠듯합니다. 말 그대로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지요.

요즘 푸실이의 일과는 산에서 그나마 먹을 수 있는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찾아다니는 일입니다.

그러다가 산에서 이슬이 묻어있는 서책 하나를 발견하고선 설레어 합니다.

푸실이가 글을 읽을 줄 아느냐구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언문은 커녕 책이란 것을 가져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그러나 그 책을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설레는 푸실이입니다.

산에 갈 때에도, 어린 동생을 돌보면서도 늘 지니고 있던 서책.

어느 날, 상복을 입은 푸실이보다 두어 살 많아보이는 양반댁 아가씨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요.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듯한 그 아가씨와 그녀의 아버지인 선비를 마주치고 나서, 푸실이는 글을 배워서 읽기로 마음먹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다짐하는 말을 했거든요. 그 책을 읽겠노라고.

그리고 동네 글을 아는 친구에게 부지런히 끈덕지게 찾아가 글을 배워, 자신의 손에 들어온 책을 외울만큼 읽어갑니다.

그 책의 제목은 [여군자전]

학식과 덕이 높은 사람을 말하는 군자. 조선에서는 여인에게 쓰지 않지만 책에서는 분명 ‘여군자’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첫 장에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너는 어찌 살 것이냐. 여군자가 물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물음. 이 물음이 이후 푸실이의 삶과 주변이들의 삶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이때의 푸실이는 알지못했지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양반집에서 약값을 빌리고, 그 빌린 약값을 갚기 위해 유모로 자신의 여섯달된 아기를 두고 가야했던

푸실이 엄마가 야속하기도 했고, 자신의 막내 딸을 살리려는 의지가 없어보였던 푸실이 아빠의 행동이 모질어 보이기도 했지만

계집을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고 삶에 대해 체념하고 살았던 그 때의 상황이 더 크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탓만 하며 머물기보다

책을 통해 보게된 새로운 세계, 문을 통해 나아갈 수 없으면 담을 넘어 힘차게 나아가는 것을 선택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지요.

푸실이를 통해서요.

푸실이는 ‘담을 넘어 힘차게 나아가는’ 그것이 옳구나에서 멈추는 모습이 아니었지요.

자기 막내 동생을 살리기위해 대감님댁에 찾아가고 아는 것을 담대히 이야기해서 결국은 동생을 살리게됩니다.

이름 없는 아기였던 막내동생에 이름도 지어주고요.

책 제목처럼 ‘담을 넘은 아이’였던 것이죠.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을 바꾸고, 자신도 모르게 주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게 닥친 이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푸실이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

이제 이 질문이 독자에게 돌아옵니다.

‘어찌 살 것 입니까’

일공일삼문고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담을 넘은 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