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외치는 용기 ‘담을 넘은 아이’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51 | 김정민 | 그림 이영환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9년 7월 30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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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5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담을 넘은 아이

차별과 관습이 유독 심했던 조선시대 그것도 주인공 열두 살 푸실이가 살던 그때는 흉년이 아주 지독했다

당장 하루 먹고 사는 것조차 힘겨운 시대의 가난한 집 맏딸로 태어난 푸실이

​남녀의 차별이 계급의 차별이 하늘과 땅 같았던 그때에도 평범한 우리네 할머니가 어머니가 누이가 살고 있었다

가난한 집 맏이의 노릇은 절대 녹녹치 않았지만

특히 태어난지 여섯 달밖에 되지 않는 막내 아기를 지켜보는 푸실이의 마음은 너무 아팠다

신분이 미천하고 가난한데 대를 잊지 못하는 여자라는 이유로 유일한 생명줄인 젖마저 빼앗긴 아기

아기에겐 어미의 젖이 제 목숨과도 같지만​ 그것을 허약한 오빠에게 양반집 도련님에게 빼앗긴 후

언제 죽어도 이상치 않을 암담한 현실 앞에서 푸실이는 아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포기한다면 그건 곧 아기의 죽음을 뜻하기에…

가족들과 삶을 연명하기 위해 풀뿌리라도 캐러 나섰던 푸실이가

산에서 <여군자전>이라는 책을 주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군자란 학식과 덕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말

남자나 여자나 모두 사람이라 다 쓸 수 있으나 조선에서만큼은 여자에게 쓰지 않는 말

게다가 <여군자전> 첫 장에 쓰여있는

너는 어찌 살 것이냐’

배운 것 없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 푸실이에게도 함께 서책을 들여다본 지체 높은 양반님댁 아가씨에게도

그 물음은 참으로 이상하게 느껴졌다

신분을 뛰어넘어 <여군자전>을 통해 말이 통하고 서로에게 깨달음이 되어주는 푸실이와 아가씨의 관계

글을 몰라 책을 읽지 못한 푸실이에게 아가씨는 글을 배우라고 권했다

글을 배우라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세차게 뛰기 시작한 푸실이

그 한마디에 마치 이전의 삶에서 새로이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은 건 비단 푸실이 뿐만이 아니었다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푸실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으니까

어머니가 남동생 약값을 받고 양반님댁 도련님 젖어미로 가버리며 보모 모두가 포기해

기구하고도 안타까운 운명에 놓여진 막내동생 아기

하지만 푸실이는 가엾은 아기를 절대 놓지 않았다

처해진 상황에 순응하지 않고 나아갈 용기를 불타서 없어져버린 <여군자전>이 푸실이에게 알려주었다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온전히 푸실이의 것이 된 커다란 깨달음이었다

문이 막히면 담이라도 넘겠다며 처한 현실에 답답해 하던 효진 아가씨에게도 푸실이는 해답을 일러주었다

푸실이는 책에서 알려준대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힘차게 나아갈 방법을 생각했던 것이다

어미의 젖을 잃고 사경을 헤매이게 되는 아기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려는 푸실이의 진심은

결국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힘이 되어 돌아왔다

 - 문이 막히면 담을 뛰어 넘으면 되지 않습니까? -

담을 넘은 아이 푸실이

신분과 관습의 차별을 꿋꿋히 뛰어넘고 앞으로 나아가는 푸실이의 모습은

마치 세상을 밝혀주는 해처럼 책장을 덮는 우리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주었다

‘너는 어찌 살 것이냐’ 라는 질문에 푸실이는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답했다

힘차게 나아가는 푸실이가 우리에게 그 답을 보여줬다

지금 현실은 푸실이가 살던 그때와는 또다른 차별이라는 벽이 아직도 존재하지만

다른 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의 마음이 모아져 진심이 닿는다면 분명 뛰어넘을 수 있다는 믿음을

이 책이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