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드레스메이커

시리즈 비룡소 그래픽노블 | 젠 왕 | 옮김 김지은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9년 11월 15일 | 정가 18,000원
수상/추천 부천만화대상 해외문학상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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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입기를 좋아하는 세바스찬과 자신만의 디자인의 드레스를 널리 알리기를 꿈꾸는 프랜시스의 이야기가 그래픽 노블로 펼쳐진다. 각 인물의 소망과 그를 이루기 위한 노력, 좌절을 겪고 이겨내는 동안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도 꽃피운다.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The Prince and the Dressmaker

비룡소 그래픽노블

젠 왕 글/그림

288쪽 | 724g | 152*216*20mm

비룡소

 

말단 재봉사로 일하던 프랜시스는 벨기에의 왕자 세바스찬을 위한 드레스를 만들기 시작하게 된다. ‘우리는 서로 도울 수 있어요’ 로 시작한 둘의 협업.

 

지금까지 내 인생은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만 가능했어.

그들이 다 결정했지.

무엇을 입으면 우스꽝스러운지는 이제 내가 결정하고 싶어.

 

왕자로서 모든 것을 누리고 살았을 것 같은 그가 초반에 남긴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남자가 드레스를 입는 것을 손가락질 한다는 사회 통념은 알고 있으나, 왕자는 무엇을 입으면 우스꽝스러운지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한다. 작품 속에서는 그것이 옷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읽는 이에게는 다른 것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모든, 진로든, 꿈이든. 스스로를 발견해나가야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혼란스러운 지점들.

 

 

프랜시스가 만든 드레스는 매우 개성있고 독특하다. 순정만화 풍이 섞인 밝은 그림체는 더욱 드레스의 디테일에 시선을 모으게 한다. 그녀가 만든 드레스를 입고 세바스찬은 파리의 패션 아이콘 ‘레이디 크리스탈리아’로 활동하지만, 이 모든 일은 비밀이다. 아직 왕자는 다른 이들의 시선에 곧바로 자신을 노출할 준비는 되지 않았던 것. 덕분에 프랜시스는 자신이 드레스를 만들었음을 밝힐 수가 없다. 결국 프랜시스는 세바스찬 곁을 떠난다.

 

 

 

프랜시스가 떠나자 자포자기한 세바스찬은 결국 ‘크리스탈리아’로서의 모습을 들키고 만다. 그는 도망친다.

 

아들의 그동안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된 아버지는 자책한다. ‘이런 신호들을 나는 왜 모르고 지나쳤던 거지? .. 세바스찬은 왜 이토록 자신의 모습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던 것이냐. 대체 뭐가 부족해서?’ 왕으로서가 아니라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인지라 마음이 따스해졌다. 아이의 스스로 굳건히 서기 위해서는 부모의 지지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부모도 인간인지라 서투를 수 밖에 없다. 부모도 아이도 서로 소통하며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한다. 세바스찬의 방황은 그리 길지 않으리라 짐작하게 되는 부분이다.

 

 

‘아닙니다. 전하. 그는 자기 모습에 대해 혼란스러워하지 않았어요. 다만, 세바스찬 왕자님은 전하가 이걸 어떻게 생각하실지 두려워할 뿐이었습니다. 전하께서 왕자님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바로 그 점이요.’

 

세바스찬 왕자님은

그 자체로

완벽한 분입니다.

 

 

 

세상에서 나를 인정해주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프랜시스는 세바스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한 사람이었고, 그녀의 믿음은 세바스찬에게도, 스스로에게도 한 걸음을 내딛게 한다. 여러 이야기 끝에 왕자는 드디어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을 긍정한다. ‘저는 드레스를 좋아하는 왕자예요’.

 

 

 

세바스찬과 함께 패션쇼에 선 왕은 아버지로서도, 왕으로서도 정말 완벽했다. 프랜시스에 이어 부모의 인정과 지지는 세바스찬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었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건 어른인 부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시선이 두려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시도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지 않는가. 무엇보다도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올곧게 바라볼 수 있는 것부터가 시작이겠지만. 이런 과정들이 성장을 위한 통과의례가 아닐런지.

 

 

 

이 작품은 2019년,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아이스너 상’ 2개 부문( 최고의 작가·아티스트, 최고의 청소년 책 )을 수상했고, 같은 해 세계 최대의 출판 만화 축제인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젊은 독자 상’을 받았다. 후반부에 수록된 작가노트를 읽어보면 이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