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0년 3월 27일 | 정가 13,000원
구매하기
살아 있다는 건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후,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 모두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생각했던 상황들이 이제는 간절히 바라고 원해도 손쉽게 허용되는 상황이 아님을 우리 모두 느끼고 있지요. 그래서일까요? 잔잔하게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고 있는 이 그림책에서 위로를 받고 위안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

책 띠지에 적혀 있는 이 문장 하나에도 잠시 머물게 되는 것 같아요.

죽은 매미에게 달려드는 개미를, 누군가가 보고 있는 그림이 아닌가 싶어요. 발끝과 함께 보이는 그림자가 그 멈춤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요.

매미의 처연한 죽음을 보여주며 책은 말하고 있어요.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목이 마르다는 거야.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시다는 거고.”

집 앞 공원 나갈 때 책을 들고 갔는데, 책 너머 놀이터와 책 속의 놀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롭고 활기가 느껴져요. 갈증을 느끼고, 햇살이 눈부시다고 하는 것은… 우리 평범한 일상의 욕구와 자연에 보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요.

“문득 어떤 멜로디가 떠오르거나

재채기를 하는 것.

너와 손을 잡는 것이지.”

다부지게 아이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려 하는 엄마의 모습이 저의 평소 모습 같아 보이네요. 크게 의식하지 않고 했던 행동인데, 살아 있다는 것은 많은 행동을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살아 있다는 건 지금 살아 있다는 건

그건 미니스커트

그건 플라네타륨

그건 요한 슈트라우스

그건 피카소

그건 알프스”

마당에서 아이와 어른은 수박을 먹고 있고 방에서 여자아이는 그림을 그리며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그림이에요. 반지 2개 귀걸이 목걸이까지 액세서리로 잔뜩 치장한 여장아이의 모습에서 우리 집 2호가 보이는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마주하는 거야.”

햇볕 아래에서 물을 뿌리면 간혹 무지개를 만날 수 있지요. 화단에 물을 뿌리는 물줄기 아래 생긴 무지개를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에서 놀라움이 느껴지네요. 저 멀리 하늘에서만 볼 수 있다 여긴 무지개를 집 마당 바로 눈앞에서 마주하게 되니 얼마나 반갑고 신이 날까요?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는 계속해서 나와요. 그에 맞추어 오카모토 요시로의 그림도 이어지고요. 더운 오후의 한때 시원한 대청마루에 앉아 수박을 먹으며 읽으면 어울릴 것 같은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삶의 의미에 대해 잔잔하게 전하는 이 메시지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주제가를 작사하기도 했고, 아사히상과 요미우리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국민 시인 다나카와 슌타로의 시 <살다>를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이에요.

삶이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우리네 일상을 의미한다는 것을 책은 말하고 있어요. 너무도 미미하고 소소해서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을 일깨우고 자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보잘것없다 생각했지만 우리네 일상은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그래서 더 큰 것 같아요.

서로 손잡고, 포옹하고, 이야기 나누던 평범한 일상에 끼어든 코로나 바이러스가 살아 있다 느끼던 우리를 살아가고 싶다로 바꾸어 놓은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학교를 가지만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없고, 함께 노는 것이 제한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로운 그림책 속 일상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