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 집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0년 5월 14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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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을, 그것도 ‘우리’ 집을 샀다며,

엄마 아빠가 퇴근 하고 온 캄캄하고도 늦은 밤,

오빠와 나를 데리고 옆동네 대문이 큰 집에 갔었다.

대문으로 들어가 화단을 낀 마당을 지나니 마루가 넓은 안채가 나왔다.

조금은 무섭고도 낯설었던 그 집.

내가 다섯살이 되던 봄부터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엄마와 아빠는 노송동 감나무 집에 살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집을 만났던 첫날을 기억한다.

어찌 보면 내 유년 시절 이사의 기억은 단 한 번 뿐이다.

대학생이던 막내삼촌과 함께

문화촌에서 노송동까지

리어카에 살림살이를 실어 나르곤 했다.

가구같이 큰 짐은 아마도 이삿짐 트럭으로 옮겼겠지만,

빈 수레로 돌아가는 길에 삼촌이 나를 태워주기도 했는데

어린 걸음으로는 제법 먼 길이었지만

우리집이 생긴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씩씩했다.

주말엔 아빠와 삼촌이 번갈아가며 채에 모래를 쳤고,

시멘트를 섞어 미장을 했다.

집을 고치면서 나온 황토 흙으로 화단을 더 넓혔고,

자두 나무 뒤로 산동백을 심었다.

봄이면 꽃이 피었고,

여름이면 마당에 나가 비를 맞으며 놀았다.

가을엔 아침마다 감을 주워먹었고,

겨울이면 아랫목에 누워 이야기 테이프를 들었지만

나는 가끔 엄마 몰래 오빠랑 같이 문화촌 집에 가보곤 했다.

두고 온 집이 어떻게 되었을지,

누가 살고 있을지 궁금해서

초인종을 눌러보기도 했고,

아주머니의 허락을 받고 예전 우리 집에 들어가보기도 했다.

노송동 집도 좋았지만

문화촌 집도 그리웠다.

아이들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이사를 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표지에서 웃고 있던 여자 아이를

아이들은 쉽게 찾아냈다.

나는 여전히 창가에 서있을 것만 같아서 건물들을 보았는데

아니었다.

소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찾았는가?

‘안녕, 우리 집’은

집에 대한 비유로 이어진다.

- 집은 창문,

현관문,

깔개,

내 신발 상자예요.

- 집은

‘어서 오렴, 우리 아가.’

그러면서 나를 꼭 껴안아 주는

포옹이고요.

초록빛 조금,

구석진 곳

그리고 의자예요.

보이는 것부터

느껴지는 모든 것까지.

그리움과 따뜻함, 즐거움

하지만 언젠가 낯선 풍경이,

그리고 곧 익숙해질 풍경이 된다.

소녀는 이 새로운 창가에서

앞으로 어떤 집을 만들게 될 것이다.

궁금하다.

이 집에서의 삶은 또 어떻게 펼쳐질 지.

집은 무엇이다.

를 생각거리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도 좋겠다.

보이는 것부터

느껴지는 것까지

내가 생각하는 우리 집, 익숙한 나만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낯섦에 대한 두근거림도

이내 내 집이 되지 않을까?

집과 헤어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으면서 자신의 옛집을 떠올릴 법한 책인 것 같다.

얼마 전 이사한 우리 아이들도 읽으면서

옛집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했으니까.

집과 헤어지는 과정도 아이들에겐 중요한 것 같다.

마지막을 기억하게 하는 것도

마지막을 추억하는 것도

새로운 시작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