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학교는 :: 학교라는 우리의 첫번째 사회

글, 그림 브리타 테켄트럽 | 옮김 김영진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0년 11월 11일 | 정가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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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신청해 본 서포터즈 활동에서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받은 첫번째 책은 ‘오늘, 우리 학교는’입니다.

​큰 아이의 나이 8살에 맞춰 신청을 했기에 사실 책을 받기 전 제목과 표지를 보고는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학교 적응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었는데요. 때문에 이 책의 페이지를 처음 몇 장 넘기면서는 예상 외의 무게감에 짐짓 놀란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이 무게감을 아이들은 느끼지 못하겠지만요.

이 책은 ‘이런 학생이 되어야 해. 이런 세상이 되어야 해.’를 알려주는 흔한 어린이책들과 달리, 지금 우리 학교의 이런 저런 모습들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읽는 이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공동체는 어떤 의미인지, 그 안에서 나의 길을 찾는 것은 어떤 것인지, 다름을 인정하는게 변화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 주는지…

선생님이라는 어른을 통해 아이를 별 것 아닌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어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꼬집습니다. 저 역시 그러했던 어른 중의 하나로 참 많이도 찔렸습니다. 내게 속한 어린 아이, 내가 키우는 아이이기 이전에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어른들이 보기엔 불완전하고 어리다 생각하는 학생들이지만, 그들도 그들만의 첫 사회인 학교 안에서 서로 의지하고 힘을 줄 수 있는 강한 존재들입니다.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으로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소외되고 속상한 마음을 느끼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저도 이런 기억이 있어 함께 씁쓸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고요. 이런 일이 비단 학교에서만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소외되기 쉬운 친구들도 다른 친구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학창 시절의 친구가 아니라면 쉽게 볼 수 없을 뜨거운 마음을 나누기도 하지요.

​세상을 살면서 점점 학창시절의 추억과 친구들을 그리워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책 속 아이들의 모습이 앞으로의 삶에서 점점 느끼기 힘들 순수한 진심이어서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문제를 그렇고 그런 문제로 치부하며 겉으로 보이는 평화로움에만 집중하고, 공부의 성취도나 물질적 풍요를 아이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내세우는 어른들의 모습을 책은 너무도 담담하게 전합니다. 그에 대한 드라마같은 해결도 물론 없고요.

​하지만, 그렇기에 책은 우리의 현실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강렬하게 제공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사랑스런 그림책의 색감 뒤에 스며있는 암울한 이 사회의 회색 현실이 젖은 솜뭉치같은 무게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 적나라한 무게감을 아이들은 어떻게 읽고 받아들일지 걱정되고 궁금했습니다.

​으레 이런 내용의 책이라면 깨어 있는 한 선생님이 이 학교의 문제를 훌륭히 개선시킨다던지, 학생 하나가 정의롭게 나서서 학교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간다던지 하는 밝고 희망적인 마지막에 익숙해졌으니까요.

​그러나 책을 덮고 글을 적어나가다 보니, 이렇게 담담하게 지금의 우리 학교를, 지금의 우리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마지막 페이지를 비움으로서, 그 페이지의 주인공을 다른 영웅이 아닌 우리로 넘겨주고 싶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딸은 저보다 먼저 책을 읽었습니다. 도착한 날 바로 읽고는 책이 재미있었다며 나름의 정리를 해두었더라구요^^ 어려운 단어를 적어두었다 물어보고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캐비넷을 굉장히 궁금해하더라는ㅎㅎ

​’우리 학교는 엄청 좋음’이라고 크게 쓴 걸 보니 마음 한 켠이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로 몇 번 가지도 못한 학교인지라 사실 제대로 학교생활을 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아이의 기억 속에 학교가 웃고 있으니 좋습니다.

이 부분이 제일 좋았다며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말도 쭉 써놨습니다. 무려 8개나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