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헨리 콜(Henry Cole) | 비룡소
오랫동안 소중히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 있나요?
작가 헨리 콜은 보존과 재활용 생태와 관심을 갖고
몸소 실천하고 있는 작가예요.
원제: ONE lITTLE BAG : AN AMAZING JOURNEY 로
3세대에 걸친 작은 봉지의 여행기가 담겨 있어요.
잔잔하고 따듯한 그림 속에 포근한 일상이 펼쳐 집니다.
아빠와 함께 간 식료품점에서 손전등을 담아 온
봉지는 크레파스로 작은 하트를 그리고 더욱 특별해져요.
부엌 한 켠을 나뒹 굴거나, 버려지지 않고,
아이의 매일매일 점심을 담는 도시락이 됩니다.
어느 날은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마쉬멜로를 담고,
기타 연주 할 땐 악보도 담고요,
아빠와 차를 수리 할 땐 공구도 담는
만능 가방이 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아이는 청년이 되어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게 돼요.
애착인형처럼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만능 가방도 함께요.
여자친구의 달콤한 쿠키가 담기기도 하고,
여자 친구에게 청혼 할 때도 함께 하죠.
작은 봉지엔 하트가 하나 더 늘어 납니다.
두 사람이 결혼 할 때
작은 봉지에서 화동이 꽃가루를 꺼내
뿌릴 땐 놀랍고 황홀하기 까지 했어요. : )
좋은 시간을 보낼 때 팝콘과 도넛 봉지로
늘 두 사람과 함께 합니다.
소중한 아이가 태어났을 땐
모빌들 가운데 영롱하게 빛나고 있어요.
하트가 하나 더 늘어났고요.
한 사람이 이토록 오래도록
알뜰하고 세심하게 물건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강이 바다를 만나듯 따듯한 시선이
그림 속에서 마음으로 흐릅니다.
‘ 뭐든 편하게, 빠르게, 잠깐 쓰고,
버리면 되지 뭐. ‘ 라는
무의식 속에서 살아오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어요.
이젠 할아버지가 된 아버지가 방문하던 날
손자와 바닷가에서 주운 소라는 ‘만능 가방’에
쏘옥, 그리고 손자는 할아버지를 상징하는
빨간 하트를 하나 더 그려 넣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늠름하게 겪어온
낡고,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은 만능 가방은
할아버지의 빈자리에도 추억이 새긴 사진과
물건을 담을 수 있는 훌륭한 추억 저장소 입니다.
뭐든 안녕? 이 있으면
안녕! 있는 삶,
작은 묘목을 안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된 ‘만능 가방’은
수십 년, 수백 년이 흘러 빽빽이
빼곡하게 채워진 숲에서도 빛이 납니다.
쪼꼬미가 가장 마음에 들어한 장면 이였어요.
처음도, 마지막도
이 장면을 꼭 짚더라고요.
이 책을 읽고, 문구점에서 작은 스티커를 담았던
봉투를 3일 동안 활용해 보았어요.
부지런해야 하고, 애정을 가지고
소중히 다루어야 했어요.
한번 더 고민하고 정작 불편을 감수해도 되는
일상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건 아이디어는 넘쳐 나고
정작 중요한 건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이 근면하고 따듯한 가족 이야기를
아이들이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 안아
널리 보게 되길 바랍니다.
*연못지기 31기로 출판사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