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시, 깊은 서사로 만들어진 특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25 | 신소영 | 그림 모예진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2년 1월 24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2건
구매하기
단어의 여왕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 사람들은 0으로 집을 짓나 보다. 0이 몇 개 붙어 있느냐에 따라 큰 집, 좋은 집으로 불리는 것 같다. 하지만 세상 어딘가에는 0이 붙지 않아도 아름다운 집이 있을 것이다. (P.49)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럴까? 갑자기 키우던 강아지와 헤어져 바다와 강아지를 그리워하며 고시원에서 살게 된 아이. 그 고시원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면 안 되는 숨어사는 아이. 누군가에 들킬까 봐 늘 꼭꼭 숨어야 하는 숨바꼭질 같은 삶을 사는 아이.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소망을 위해 함께 살기 위해 달빛을 마음에 품는 아이.

 

 

♥ 밝고 따뜻한 마음으로 단어를 품으면 그 단어에선 빛이 난다. 그 빛엔 신비한 힘이 있다. 나는 그 신비한 힘을 믿는다. 그래서 마법을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단어의 빛으로 하늘을 날 것이다. 멋진 비행을 할 것이다. (P.143)

 

♥ 나는 알쏭달쏭고요꼭꼭달빛여왕!!

바다에 가기 위해 쓰는 빛, 알쏭달쏭.

숨어 살기 위해 쓰는 빛, 고요.

숨바꼭질을 위한 빛, 꼭꼭.

아! 함께 살기 위해 쓰는 빛, 달빛. (P.145)

 

 

아빠와 함께 고시원에서 살게 된 아이는 방세를 아끼기 위해 몰래 숨겨져 살게 된다.

 

 

아이는 한번 다녀오고 나면 기운이 쪽 빠질 정도로 멀리 학교에 다닌다.

 

 

그저 남쪽 바다 근처에 사는 지인 집에 맡겨졌다는 강아지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늘 강아지에게 그리움을 담아 시를 쓴다. 바다를 보러 가는 날은 너에게 가는 날이라며…

늘 같은 옷을 입고, 아주 작은 집 고시원에 살고, 들키지 않기 위해 숨어 살아야 하고, 저녁밥마저 아빠가 구해다 주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아이, 바다에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해 바다를 보러, 강아지를 만나러 어서 가고 싶은 아이. 아이는 그럼에도 자신 안의 빛의 단어들을 가슴에 품고 외롭고 작지만 담담하고 씩씩하게 살아간다.

 

 

학교와 고시원을 매일 오가며 아이는 사람들을 만난다. 고시원의 오 총무, 몽골 출신인 급식실 아주머니, 매일 요구르트를 채워 넣어주시는 할머니, 모두들 바다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사람들이지만 아이와 따스한 마음을 나눈다.

 

 

아이도 무서웠던 옆방 광선 아저씨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보탠다.

 

 

그래서 아이는 알쏭달쏭고요꼭꼭달빛여왕이다. 알쏭달쏭, 고요, 꼭꼭, 달빛 이 단어들은 아이의 마음속에서 빛나고 아이의 존재이며 아이의 정체성이 된다. 아이는 이 슬픈 현실을 나타내는 단어들에서도 늘 빛을 찾고, 아이만의 순수함으로 상황을 이해한다. 그리고 이 아이의 순수함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빛이 되어준다.

 

 

아이는 마음속에 있는 단어들로 시를 쓴다. 그때그때 마음을 담은 아이의 시는 아름다우면서도 슬프다. 마음이 자꾸만 울컥하고 흔들리게 했다. 아이는 마치 시인 같았다.

♥ 시간이 땅콩처럼

한 개 두 개 세 개

집을 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시간을 집어서

양쪽 주머니에 가득 넣고

바다로 갈 거야

바다에 가서

시간을

한개 두 개 세 개

까서 먹어야지

친구와 재미있게

친구와 오래오래 (P.84~5)

 

■아이는 바다에서 유일한 친구인 강아지를 만날까?

■다시 아빠와 강아지와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이가 만났던 사람들은 자신의 바다를 만났을까?

 

‘작고, 외롭고, 때로는 풍부했다’라는 심사위원 들의 한 마디 말에 이 책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듯했다. 상상과 현실을 오가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의 이야기 속에서 때론 우리의 현실이 가득했고, 때론 아이의 바람이 가득했다. 어둠 속에서 가득했던 아이의 빛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빛으로 전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빛으로 채워진 고요한 고시원 작은방은 더 이상 외롭고 쓸쓸하고 답답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아이와 아이가 만난 모든 이들이 그 빛을 따라 자신만의 바다에 이르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