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로 꽃피는 사랑 – 모자장수 고양이 씨씨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73 | 글, 그림 김송이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2년 1월 21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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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는 모자모으기>

나는 모자를 좋아한다. 아가씨땐 색색깔의 모자를 모으고 쓰는 것을 즐겼다. 해외여행을 가면 좀 더 특이하고 예쁜 모자를 구하는 것이 취미였다.

모자로 멋내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다른 의복이나 소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라 진입 장벽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그리고 모자 모양만 망가지지 않게 두면 되기에 관리도 편해서 나처럼 게으른 사람에게 딱이었다. 나는 주로 화려한 옷에 단정한 모자를, 심심한 옷을 입으면 화려한 모자에 포인트를 주는 식으로 코디를 해서 매치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모자를 쓰면 머리숱이 적은 내 결점이 가려지기 때문에 나의 모자사랑은 출산 전까지 계속되었다.

 

<잘나가는 모자장수 씨씨 이야기>

여기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표지를 보면 환하게 웃으며 빨간 뜨개 모자를 쓰고 있다. 뒷 배경에 있는 장식장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다양한 모자가 있다. 이 그림책 주인공인 고양이 씨씨이다. 씨씨는 자기의 모자 샵을 운영하고 있다. 씨씨는 모자로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재주가 있어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이를테면 얼굴에 점이 많은 귀부인에게는 열매가 달린 모자로 점을 가려주고, 얼굴이 유난히 넓적한 백작부인에게는 진주구슬을 달아 얼굴이 작아보이는 효과를, 눈두덩이의 까만 점이 싫다는 판다는 화려한 꽃으로 점을 가려주는 식으로 손님들의 결점을 가려주는 아름다운 모자를 만들어주어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어느날 폭풍우가 지나간 다음날, 모자에 필요한 단추가 똑 떨어지자 씨씨는 단추를 구매하러 길을 나섰다. 길을 나서던 중 씨씨는 나무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새를 발견했다. 사연을 듣자하니 지난 폭풍우로 인해 알을 품을 둥지를 잃어버려 슬퍼하였다.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씨씨는 주변에 떨어진 나뭇잎, 꽃잎 꼬리털을 모아 모자둥지를 만들어 주었다. 집을 잃은 두더지에게는 빵으로 만든 모자를, 감기에 걸린 단추가게 아이에게는 폭풍우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모자를 만들어서 선물했다. 단추가게 아이에게 정성껏 만든 모자를 선물하고 돌아오는 길에 씨씨는 자신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씨씨는 결심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모자를 만들기로 하며 여행을 떠난다.

<판타지를 그저 판타지로 두지 않고 실행해본다>

잘나가는 샵을 두고 새로운 꿈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씨씨의 모습은 어떻게보면 판타지 같기도 하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모자도 분명 가치있는 일이다. 그러나 씨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모자를 만드는 일에 더 보람과 행복을 느꼈다. 자신이 기존에 하고 있는 일로 다른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니! 씨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내가 좋아하는 일로 다른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나는 요즘 몬테소리에 푹 빠져있다. 몬테소리 철학을 배우고 내 아이들에게 실천하면서 많이 생각하는 것은, 몬테소리의 대중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보았다. 몬테소리는 단순한 교구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가 일단 몬테소리 철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필요한 교구를 구매하고 교구 시연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부모는 일정한 시간을 내야 하고, 기본 교구 비용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실천해볼까? 나는 훈련된 교사가 아닌데 가능할까? 0-3세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부모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몬테소리 교육을 할 수 없을까?

일단 내가 먼저 내 가정에서 실천을 잘 해보아야겠다. 그리고 나의 시행착오를 기록으로 남겨서 몬테소리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서 다음 길을 모색해보아야겠다.

씨씨의 따뜻한 여행을 응원하며 나도 그 여행에 나만의 방식으로 동행하려고 한다. 함께하면 더 멀리 갈 수 있으니까. 든든한 동지가 있다고 생각하니 꿈이 조금 더 구체화되는 느낌이다. 세상의 모든 씨씨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비룡소 연못지기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