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대한 믿음과 관심이 보여준 기적. 조선 최고를 꿈꾸는 소년의 이야기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45 | 김정민 | 그림 이영환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2년 3월 11일 | 정가 12,000원
구매하기
조선 최고 꾼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황금 도깨비상 수상작인 #담을넘는아이 의

김정민/ 이영환 작가의 신작 <조선 최고 꾼>

 

 

★★★★★

일제가 조선을 손아귀에 넣으려 하던 1936년 경성. 경성의 염천교 다리 아래에 자리를 잡고 소매치기로 살아가는 파란 반도단. 아직 소매치기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노미에게 대장 쇠심줄은 자꾸만 소매치기를 가르치려 들고, 친누나보다 더 누나 같은 벅수는 노미를 챙기며 이를 막으려 든다.

 

네 살에 염천교 다리에 버려진 채 울고 있던 노미를 파란 반도단 패거리가 발견했다. 품에 파고든 노미를 자연스럽게 거둔 벅수 덕분에 노미는 그대로 파란 반도단의 일원이 되었다. 그래서 노미에겐 파란 반도단이 전부였지만, 늘 노미를 아끼는벅수는 노이만은 다른 길, 바른길을 찾길 바란다.

 

보고 자란 것이라곤 소매치기뿐, 자신을 거두어준 파란 반도단 외에 다른 건 알지 못한 채 살아온 노미. 노미는 우연히 경성역 유괴범에 대해 알게 되며 갇혀 있던 누나들을 구해내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조선 최고의 뽀이꾼’이라는 호칭을 받은 노미는 뭔지 모를 뿌듯함을 처음으로 느낀다.

 

어느 날, 소매치기를 하려 탄 전차에서 노미는, 순사에게 잡히는 순간, 우연히 독립운동가 샌님이 넘겨준 중요한 물건을 맡게 된다. 고민 끝에 알게 된 이 물건은 중요한 독립운동가들의 명단이었고, 노미는 이것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향의 길을 찾게 된다.

 

-

 

“노미야, 길이 잘못됐으면 바른길을 찾아가. 아니면 길을 바로잡든지.”(P.64)

 

단발머리가 벅수 같았어, 어딘가 또 자신과 같은 아이가 생길 것 같아서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노미는 몸을 일으켰다.(P.100)

 

“산에 길이 처음부터 있는 건 아니란다. 헌데 누군가 산을 넘겠다 결심하고 애를 쓰며 갔단다. 그리고 또 누간가 같은 곳을 지나가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의 발길이 보태지면 길이 생기는 거란다.(P.134)

 

‘노미야, 너는 바른길로 가야 해.’ ‘노미야, 너의 길을 가야 해.’(.147)

 

-

 

노미가 그대로 파란 반도단의 일원으로만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벅수가 그렇게나 막고 싶었던 소매치기를 배웠다면 노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노미가 조금씩 변화한 것은 우연히 시작된 일들 때문이었지만, 이 작은 변화는 결국 노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유괴범에게 잡힌 누나들을 구출하고, 독립운동가의 일을 돕게 되고, 노미 자신조차도 자신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알 수 없던 그때, 노미에게 모두가 보여준 관심과 애정과 격려는 노미의 삶, 그 방향을 바꾸어놓는다. 솔이도, 벅수도, 고보 형도, 샌님도 결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예비 소매치기 노미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 책은 독립운동가에 대해 다룬 책이 아니라고. 노미가 점점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나쁜 아이’라는 낙인 대신 사랑과 믿음, 관심과 도움으로 다른 삶을 살게 된 아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렇게 되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보여준 무한한 사랑과 믿음 그것이 아이를 얼마나 변하게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 그것을 단정 짓고 몰아가는 행동이 얼마나 아이의 미래를 무너뜨리는 일인지, 반대로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일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주 작은 부분 혹은 지금의 모습 때문에 나쁜 아이라 규정지어지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넌 좋은 사람이라고,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분명 그리될 수 있다고 정말로 믿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들도 어른들도 정말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아이의 일부분으로 아이를 규정짓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의 가능성과 변화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무한한 가능성 그 시작에 서있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싶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