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고 연령대를 표시해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36 | 글, 그림 케빈 헹크스 | 옮김 이경혜
연령 5~5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6년 11월 10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칼데콧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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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연령대를 표시해 두었다.
네살인 우리 윤호연령대에 맞는 책부터 읽어주기 위해서였지.
몇십권이나 되는 책을 정리를 하자니 아무래도 책꽂이가 있어야 한다는 남편말
마트에서 3단짜리 DIY 책꽂이를 사다가 손바닥이 아프게 만들어 주는 남편이 넘 고마웠지.
그렇게 책을 꽂아 두었고 아직 다 읽어보질 못했다.
그렇게 4~5일이 지나서 윤호가 책 한권을 빼서 가져온 책이 ‘내사랑 뿌뿌’다.
실은, 우리 윤호에게도 뿌뿌라는 고래 인형이 있어서 낯설지 않고 반가운 제목이었다.
두살무렵 마트에 가서 스스로 고른 인형이었다. 인형이라고 생각했는데 담요에 대한 이야기였다 5세이상이라고 표시해두었기에 먼저 읽힐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윤호가 들고 왔으니 내용이라도 읽어보자고 손에 든책.
그런데 어쩜 우리 윤호하고 똑같을 수가 있지?
우리 윤호가 태어난 병원에서 아기를 안고 나온 겉싸개 그것이 오웬의 노란 담요다.
우리 윤호의 담요는 실은 6개월빠른 시누이의 아이것이다. 시누이 어머님이 아기를 위해 장만해 주신것을 우리가 잠시 빌려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현재 둘째를 가진 시누이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새로 사줘야 할것같다.
병원에서 나와서 바로 주지 못하고 윤호를 재울때 마다 덮어줬더니 어느순간부터는 그 겉싸개가 없으면 잠을 못잘 지경이 되었다. 울다가도 이불만 주면 밝게 웃고 행복해 하는 우리윤호다. 겉싸개라는 것이 원래 한쪽 모서리가 모자처럼 생겼다. 그걸 머리에 쓰고 패션쇼도하고 인형들도 재워준다. 오웬의 부모처럼 우리 부부도 걱정을 많이 했다. 혹시 애정결핍으로 이불에 애착을 갖는게 아닐까 하는 우려도 하고 아는 사람들에게도 상의를 했다.
‘내사랑 뿌뿌’의 족집게 아주머니처럼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하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다른 예를 들면서 크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였다.
어디를 가든 그 윤호의 이불만큼은 잊지 않고 가져가야 했다.
시댁에 갈때도 0순의로 챙기지 않으면 안될만큼말이다.
명절, 시댁에 가면 음식준비를 해야 할때도 우리 윤호를 봐주는 것은 이불이다.
식구들이 장난삼아 이불에 손이라도 댈라치면 모든것을 빼앗긴것처럼 슬프게 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 식구들은 자꾸 이불갖고 장난을 한다.
언젠가 TV에서 젊은 음악가도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담요를 20대 후반인 지금까지도 애지중지
한다는 얘기를 봤다. 우리 윤호가 이제 34개월, 헌데 이불은 벌써 낡아서 헤지고 있다.
때가 묻어 위생상 좋지 않을때도 몰래 빨수가 없다. 왜냐면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때는 밤에 깊은 잠이 들었을때 빨았다가 방에다 말리고 그래도 덜마르면 다림질이나 헤어드라이어로 말려주곤 했다. 30개월이 지난 지금은 낮에 윤호에게 납득을 시키고 빨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얘기한다. 그리고 스스로 세탁기에 넣게 만든다. 그렇다고 잊고 있는것은 아니다. 베란다 빨래건조대에 걸려 있으면 축축한 이불을 또 찾는다.
낮잠이라도 잘라 치면, 덜마른 이불을 덮어 재웠다가 잠이 들면 다시 건조대에 말린다.
옆솔기가 다 닳아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다 아기였을때 썼던 거즈손수건으로 대서 꿰매기를 몇번째이다. 사방이 닳아서 또 어떻게 해줘야 겠는데 좋은 방법을 생각중이다.
아무리 냄새를 맡아도 특별한 냄새는 나지 않는데 우리윤호는 큰 선심을 쓰듯 애정표현으로
엄마,아빠에게 냄새를 맡게 해주는 혜택을 준다.
아무래도 오웬의 엄마처럼 몇등분해서 영원히 남겨둬야 할까보다.
남편과 나는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은 우리윤호를 너무 사랑한다.
그런데도 우리 윤호에겐 사랑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걸까?
엄마보다도 이불에 더큰 애착을 가지니 말이다.
어떤때는 자신을 반성하는 때도 있다. 내가 우리 윤호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걸까라는 자책도 했었다. 우리 윤호가 별나가 느껴져서 걱정을 하고 있을때 ‘내사랑 뿌뿌’를 읽는 순간 내가 가졌던 걱정이 덜어진 느낌이다. 유쾌하게 있는그대로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더욱더 우리 윤호를 아끼고 사랑해야 겠다는 맘도 가져본다.
늦은 나이에 갖는 육아의 부담을 너무 크게 갖고 있을지 모르는 나자신에게도 여유를 가져봐야 할것같다. 우리 윤호에게만 있는 특이사항인가 해서 걱정을 했는데 윤호얘기가 동화로 만들어진것 같아 너무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