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데이비드 위즈너의

연령 6~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10월 22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칼데콧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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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데이비드 위즈너의 작품을 좋아한다. 기발한 상상력과 허를 찌르는 웃음. 그리고 어른들을 은근슬쩍 비꼬는 그림들은 나도 비록 어른이지만 괜히 통쾌하다. 글로써 장황하게 설명하려 들지 않고 그림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펼치면 무한한 상상의 세계, 새로운 세계가 펼쳐 진다. 달랑 글 한줄과 그림 여러 장. 이건 글이라고 하기가 무색할 지경이다. 시간을 알려줄 뿐이니까. 그나마도 몇 장을 넘겨야 한줄의 글을 구경할 수 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노을진 하늘. 거북이의 모습이 점점 클로즈업 되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역시나. 개구리들이 연잎을 타고 날아가는 것이다. 고개를 움츠린 채 잔뜩 겁에 질린 거북이의 모습과 의기양양하게 연잎을 타고 날아가는 개구리의 모습은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아이들은 마치 자신이 날아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지 않을까. 곡예사처럼 장난치며 날아다니는 개구리들은 아이들 내면의 욕구인지도 모르겠다.

저녁을 먹고 있다가 놀라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통쾌함마저 느낀다. 빨래줄에 걸려 있는 빨래들을 엉망으로 만들며 좋아라 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아이들을 보는 듯 하다. 그 빨래로 슈퍼맨 망토를 만들어서 쓰고 날아가는 개구리는 또 어떻고. 어느 구석하나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그림이다. 저공비행을 하다가 커다란 개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개구리를 보고는 아이들이 자지러진다. 어디 아이들 뿐인가. 어른들도 이쯤에선 체면이고 뭐고 없다.

서서히 동이 트자 개구리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원위치로 돌아간다. 길 위에 떨어져 있는 연잎들만이 간 밤의 일을 암시할 뿐이다. 연잎을 들고 아주 심각하게 추리하고 있는 형사의 모습을 보면 아이들은 묘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우리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아요. 어른들은 믿지 않겠지만 말이죠.’라며 통쾌한 미소를 짓겠지.

이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음장을 보면 커다란 농장 지붕위로 조금만 보이는 돼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쯤 되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리 상상력이 없는 어른일지라도 알 것이다.

요즘같이 그림책에서도 뭔가를 배워야 하는 아이들에게 비록 전달하고자 하는 교훈은 없지만 이렇게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책 한 권 읽으면 얼마나 통쾌할까 싶다. 어른인 내가 봐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이런 재미있는 책을 못 읽고 지나간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 비록 글은 있다고 말하기 무색하리만치 조금 있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너무 많아서 끊임없이 샘솟는 옹달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