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주 이야기를 소재

연령 4~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3월 31일 | 정가 11,000원

아이들의 마주 이야기를 소재로 한 동시를 빼면 동시나 어른이 쓴 동시나 시들이 퍽 진지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사자’라는 동시를 예로 들면
사자야 사자야
서커스 사자야
마술사 엉덩이를 왜 물었어?
엉덩이가 사과니?
엉덩이가 사탕이야?
사자야 사자야
마술사 엉덩이를 왜 물었어?

최승호 시인이 쓴 다른 동화책을 보아도 재미있고 유쾌하다.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어떤 광고를 A – Apple B – Banana 이렇게 영어를 …. 로 시작하는데 한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ㄱ – 가방, ㄴ – 나비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하나씩은 거의 가지고 있는 포스터가 창문이고 방문에 붙어있고, 엄마는 사과 어디있어? 라고 물으면 아이는 반복된 경험으로 사과그림과 같이 있는 사과 글자를 짚고,, 기뻐하는 두 사람…

몇 년 전만 해도 조카들의 그런 재롱을 보면서 즐거워 했는데, 유아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쳐 보니 단어 주입식의 한글은 별 도움이 되질 않았다. 내가 영어단어를 그토록 외우고 다녔어도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초등학교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이야기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말놀이 동시집 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ㅏ,ㅓ,ㅗ,ㅜ,ㅡ.ㅣ 가 들어었다.
ㅏ : 가오리연, 나무, 다리, 귀뚜라미, 마늘, 바다, 사자, 아지랑이, 자라, 기차, 카랑카랑, 타조, 파, 하얀 눈사람
ㅓ : 거미, 너구리, 더듬이, 기러기, 머루,. 버섯, 서로, 어부, 저어새, 처음 보는 절, 커다란, 터져라, 퍼, 허수아비

간단한 문장과 함께 모음과 자음을 함께 볼 수 있고, 간단한 것들은 아이들이 어느새 외워 보기도 한다.
작년 7세 반을 맡았는데, 이 책을 보기 전에는 10칸 공책에 자기 이름과 가방, 나무 등 단어를 중심으로 숙제를 내주다가 한달 뒤에는 ‘가지를 먹다’, ‘나무를 베다’등 문장 형식으로 만들어 숙제를 내주었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문장을 만들기가 그렇게 힘이 들었다. 어떤 것들은 억지로 짜집은게 훤히 보이기도 했다.

처음엔 말놀이 동시집 .. 그게 뭐야? 가격이 9,500원에서 조금 할인된 가격에 인터넷을 통해 이 책을 샀다. 영 아니면 뭐 잃어버렸다 생각하자고.. 그런데 책을 받아드니 너무 좋았다. 동시도 동시지만, 윤정주님의 그림이 너무 친숙했기 때문이다. 책꽂이에 꽂힌 이 이상한 제목을 다른 선생님이 꺼내 보더니 자기것도 주문해 달란다. 또 옆에 있던 선생님, 뭐냐고 묻고.. 결국 3개를 더 신청했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이 책 한권을 모조리 한글에 손가락이 아프게 썼다.
이 동시집으로 일년 아이들의 숙제는 걱정 없을 것이다.

도서관에서라도 꼭 읽어보세요… 몇 달 전 새소식에도 이 책을 편집한 분께서 표지 그림을 무얼 할까? 고민하셨다는 글도 있었지요. 그림이 정말 너무 예쁘답니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이 바탕체처럼 딱딱한 글씨가 아니라 이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글씨처럼 굴림체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읽기에도 부담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