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슬러의 책은 언제나 재

연령 12~2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0년 1월 10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독일 청소년 문학상 외 8건

프로이슬러의 책은 언제나 재미가 있어서 망설이지 않고 선택을 했다. 꼬마 마녀도 물요정도 대도둑 호첸플로츠도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크로바트를 아직 읽지 못해 아쉬웠다가 이번에 읽게 되어서 참 좋았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른 책과의 차이가 있다면 좀 더 철학적이라는 것이다.

크라바트가 무슨 뜻일까 읽기 전에 궁금했는데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이 책에서 크라바트는 어른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아픔을 이겨내고 자유를 위해 자신을 누루는 힘에 맞서 이겨낸다. 이러한 일들을 작가는 환상적인 이야기로 풀어놓고 있다.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곳은 외딴 곳에 있는 방앗간이다. 이 곳에서 크라바트는 3년을 보내게 되는데 방앗간 주인에게 마법과 방앗간 일을 배운다. 방앗간은 이상스럽고 비밀스러운 힘이 지배하는 곳으로 방앗간 주인의 강력한 힘 때문에 도망을 가지도 못한다. 크라바트는 몇 번인가 도망을 가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녹초가 돼서 돌아온다.

도망에 실패한 것보다 더 그를 절망하게 만드는 일은 사려깊고 믿음직하던 톤다의 죽음이다. 톤다의 죽음을 통해 크라바트는 어른이 되어가고 강해진다. 방앗간을 세상이라고 본다면 톤다는 우리의 친구나 동료다. 세상살이에 지치거나 힘들때 그들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힘들겠지만 그래도 견뎌내고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세상살이고 인생이다. 톤다는 죽었지만 바보인 척하던 유로는 끝까지 남아 크라바트에게 결정적 도움을 준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살아움직이는 것 처럼 생생하고 개성적이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크라바트를 힘들게 하는 또 다른 하나는 방앗간 주인의 독재다. 이에 맞서다 톤다도 미할도 죽었다. 크라바트는 사랑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유를 얻게 된다. 작가는 마법의 힘 보다도 강한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랑은 세상 무엇보다도 강하고 신비스러운 힘이다.

크라바트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어른이 된다. 아이였을 때와 어른이 된 크라바트는 행동, 마음, 겉모습 등이 달라져 있다. 어른이 되기 싫다고 안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면서 우리는 어른이 된다. 크라바트와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우리는 희비애환과 이비를 아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자칫 무거울 수도 있을것 같은 내용을 상상과 환상을 섞어서 재미있게 만든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마법을 부리는 부분이나, 마차를 타고 달리다 보니 하늘을 날고 있다는 부분은 정말 신비롭다.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기가 아쉬운 책이다. 오랜 만에 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준 책을 읽어서 행복했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일들은, 에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그런 일이 닥쳐도 견뎌 내야 해" 톤다가 크라바트에게 해 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