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제목을 보았을 때 앤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85 | 글, 그림 이수지
연령 3~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8월 31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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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았을 때 앤서니 브라운이 떠올랐다. 왜일까?
아마도 동일한 제목의 책의 저자이기 때문일것이다.
아주 유명한 작가의 책 제목과 똑같이 하는 것이 한편으론 광고효과가 있겠지만 한편으론 모험이 될 터인데 그래도 다른 대안이 없었나보다.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은 그 나라의 동물원 풍경이지만 이수지 작가의 동물원은 우리의 동물원 모습이라 더 친근감이 간다.

겉표지부터 철조망이 있어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동물들은 여기서 지내는 거구나…
그렇게 표지를 넘기면 왼쪽에서 고릴라가 철조망을 뚫고 나오고 있고 오른쪽에서는 다른 동물들이 얼른 오라는 듯 손짓을 한다.
아이들이 무언가 사고를 칠 때 친구들이 있으면 더 대담하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는듯 하다.

드디어 동물원 입구. 표를 사는 사람들도 있고 풍선을 사는 사람도 있다. 그 와중에 아이들은 평행봉 놀이를 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 ‘저러다 다칠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주인공 꼬마는 공작 풍선을 하나 들고 아빠 어깨에 무동을 타고 다닌다. 엄마와 아빠는 위쪽만 보고 다니느라 바닥에 있는 공작을 보지 못 한다. 하지만 아이는 눈높이는 아빠보다 위에 있으면서도 바닥의 공작을 유심히 본다. 자세히 보면 다른 것은 모두 흑백의 칙칙한 색이지만 공작만큼은 화려한 색상을 하고 있다. 독자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저 아저씨는 뭐래..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는 장면에 글을 달랑 한 줄이다. 이런게 바로 그림책의 매력이 아닐까싶다. 압축되어 있는 글.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그림.

이처럼 끝까지 글은 많아야 한 줄씩이다. 그러나 ‘글자’만 읽고 책을 덮으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처음으로 꼬마 가족-여기서는 우리라고 표현된다.-이 간 곳은 고릴라 우리. 그러나 어디를 둘러 봐도 고릴라는 없다. 하지만 꼬마는 그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직 주위를 맴돌고 있는 공작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러는 사이 어~~~ 어~~~ 아빠에게 풍선을 맡긴 채 드디어 공작을 따라 나선다. 어른들은 어디에를 가더라도 동물이 없자 거기에만 신경을 쓰느라 딸이 어디로 가는 것도 모른다. 근데 동물들은 다 어디를 간 거야? 자러 들어갔나, 아니면 쉬고 있는 걸까…

이 책은 꼬마의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구별이 된다. 특히 꼬마가 현실에서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면은… 압권이다.
상상의 세계에서 꼬마는 신나게 코끼리와 물장난도 하고 기린의 목에서 미끄럼도 타고 곰과 고릴라와 악어 등 온갖 동물과 노느라 신났다.
그럼 현실의 세계에서는… 엄마와 아빠가 아이가 없어진 것을 알고는 사색이 되어 이리뛰고 저리뛰고 부르고 난리가 났다. 거대한 철망 우리가 뒤에 버티고 있는 장면에서 엄마와 아빠가 부르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든다.

간신히 꼬마를 찾았더니 글쎄… 의자 위에서 곤히 자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 지금까지는 현실세계에서는 아이의 옷이 흑백이었는데 실컷 동물들과 놀고 돌아온 지금은 예쁜 빨간색으로 변해있다. 진짜로 동물원에 와서 동물들과 놀았기 때문에 아이의 꿈이 아니 마음이 밝아졌기 때문일까. 그러면서 한편으론 다음 장을 넘기기가 두렵다. 혹시 원래대로 아이의 옷이 흑백이 된다면 다시 꿈을 잊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일테니… 그런데 다음장을 넘기니 아이는 그대로다. 휴~~~ 다행이다.

그리고 마지막면에는 원숭이가 고릴라를 힘겹게 개구멍으로 밀어넣고 있다. 이제 할 일 다 했으니 들어가라는 말인가? 암튼 그래서 이제 고릴라가 자기 우리에 들어와서 꼬마의 신발을 보물처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앗! 이 신발은… 다시 앞 장으로 돌아가 보니 꼬마의 신발이 한 짝 없다. 그렇구나…

아이들도 처음에는 휘리릭 휘리릭 넘기다가 나중에는 처음부터 찬찬히 훑어본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발견할 때마다 앞 뒤로 연결짓느라 정신없다. 나중에는 꼭 한마디씩 하지. "나도 동물들과 이렇게 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