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나래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족’ 만들기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33 | 임사라 | 그림 양정아
연령 9~14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6월 10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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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누가 해줘?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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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작품다웠다. ‘내 생각은 누가 해줘?’는 생각보다 글이 길었다. 책을 받고는 그렇잖아도 요즘 시간을 쪼개 쓰고 있는데, 이걸 언제 읽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잠이 오지를 않아 자다가 일어나 책을 읽기 시작한 나는, 쉽게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동화답지 않게 글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조금만 더 읽고 그만 자야지 하다가 훌쩍 1시를 넘겨 버렸다. 피곤해서 좀 일찍 자야 했는데….

황금빛나래라는 요란한 이름을 지닌 열두 살 소녀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롱다리에 태권도도 잘하는 나래의 비밀은 나래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와 엄마가 이혼을 했다는 거다. 그 사실이 이웃에게 알려지면 나래가 불공평한 대우를 받을까 엄마는 걱정이 되어 이사를 한다. 무시든 동정이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눈과 입이 엄마는 두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이사 간 아파트에서 같은 반이 된 희주를 만나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나래는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런데 이게 웬일, 희주를 뺏기지 않으려고 제안한 일요일 미술관 순례를 통해 오히려 엄마와 희주 아빠가 가까워져서 재혼을 한다고 한다. 자신은 생각해 주지 않고 엄마의 행복만 생각한다고 생각한 나래는, 아빠가 오리를 키우는 삼태마을에 가서 오빠인 민재, 아빠와 결혼한 아줌마 그리고 뇌성마비를 앓는 귀여운 새동생 봄이를 만나면서 새로운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나래를 데리러 온 엄마와 희주 아빠, 희주와 함께 여덟 사람이 운명과 사랑으로 맺어진 대가족 사진을 찍게 된다.

이 책은 이혼과 재혼의 문제를 따뜻한 시선에서 다루고 있다. 태어나기도 전에 이혼한 아빠와 두 살 위 오빠를 여섯 살이 되어서야 처음 본 나래가 엄마의 재혼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부딪히면서 겪는 혼란을 섬세하면서도 긍정적인 시선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산뜻하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문체와 조응하면서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주제를 밝고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가족 사진을 상상해 보라. 친아빠와 아줌마, 친엄마와 새아빠, 친오빠와 첫사랑이었지만 새로 오빠가 될 희주 그리고 새로운 동생 봄이까지 전혀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 사진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작가의 긍정적인 따뜻한 시선 때문일 테고, 황금빛나래로부터 행복 바이러스가 전염된 까닭일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가족의 개념은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인연이 아니라 새로운 인연으로 만난 가족들, 혈연이라는 운명이 아니라 사랑으로 선택한 두 번째 새 가족들을 좀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또 배가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닌 가슴으로 낳은 입양에 대해서, 또 우리 사회에서 이제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시집온 부인들과 그 이세들에 대해서 편견 없이 우리의 가족으로,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황금빛나래로부터 시작된 행복 바이러스에 우리들 모두가 즐겁게 감염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