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끄만 아이들에게 무슨 취향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7년 3월 30일 | 정가 10,000원
수상/추천 교보문고 추천 도서 외 5건

쪼끄만 아이들에게 무슨 취향이 있고 패션이 있을까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아이들은 자기들 나름대로의 기준과 취향을 갖고 있는데 어른들은 그걸 싹 무시하고 엄마들 취향대로 입히길 좋아한다. 그러고 막 예쁘다고 말하면서 좋아한다. 그런 어른들에게 소피는 당당히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결국 인정을 받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의 내 패션을 생각하게 됐다.

소피의 다소 유별난 옷차림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계속 읽다 보면 그걸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각각 다른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우리들을 언제나 우리 마음 속의 자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판단한다. 남들과 비슷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면서…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소피는 우리에게 말한다. 순진하고 맑은 얼굴로 ‘왜 모두들 똑같은 거지? 왜 자기 마음에 드는 걸 입으면 안 되는 거지?’라고…

양말도 짝짝이로 신고 나뭇잎을 옷에 붙이기도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패션을 완성시키는 소피는 참 대단한 표현력과 창의력을 가진 사랑스런 아이다. 어린아이 때는 누구나 상상력이 뛰어나다는데 왜 어른이 되면 그런 능력이 약해지거나 사라질까? 아마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이 아닐까?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너무 자기만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나 자신을 잊을 정도가 돼어도 안 될 것 같다.

어릴 때 난 치마 입을 때 입는 하얀 스타킹이 너무 싫었다. 답답하고 자꾸 흘러내려서 싫었고 치마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노랑 치마 입는걸 아주 싫어했는데 엄마는 그게 비싸게 산 치마라고 틈만 나면 입으라고 해서 그 치마 입으면서 투덜거렸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스타킹도 얼마나 이쁜지..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알록달록 줄무늬가 있는 반양말을 신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입고 싶은 대로 입어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자신을 표현할까 궁금하다. 틀에 박히지 않은 아이를 원하면서 내가 먼저 틀을 잡아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