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8월 8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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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다. 모두 창의력에 목말라 하고 어떻게든 창의력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아이들 교구나 장난감에 ‘창의력’이라는 단어만 집어 넣으면 잘 팔린다. 그렇다면 창의력이란 무엇일까. 남과 다른 것? 하지만 남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생각하면 우리는 그 사람을 창의력이 좋다고 할까? 애석하게도 별나다고 하지 창의력이 뛰어나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큰 일을 해내거나 남들이 알아주는 인물이 되면 그제서야 옛날의 행동이 별난 것이 아니라 창의력이 뛰어나서 그랬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웨슬리도 그 또래의 아이들과는 다르다. 보통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는 관심도 없고 친구도 없다. 엄마 아빠가 인정했듯이 따돌림을 받고 있다. 그 동네는 집들도 모두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아이들 머리 모양도 남자와 여자로 구분될 뿐 모두 똑같다. 그러나 웨슬리는 머리 모양도 다르고 집도 다르게 꾸미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그런 웨슬리를 그냥 따돌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기까지 한다. 이런 현상은 어느 나라나 똑같은가 보다. 하지만 웨슬리는 현명하게 대처한다. 바로 36계 줄행랑. 웨슬리가 잘 하는 운동이 딱 하나, 바로 도망치는 것이라고 할 정도니 알 만하다.

웨슬리는 현대 문명을 극도로 거부하는 자연주의자다. 그래서 콜라나 피자도 싫어하는 거였구나. 웨슬리는 씨앗과 작물, 뭐 그런 것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마당에 밭을 일구고 났더니 바람이 선물을 준다. 바로 이름 모를 씨앗을… 옆집 아저씨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 외에는 모두 잡초라고 치부하는 전형적인 어른이다. 그러나 웨슬리는 남들은 유별나다고 해도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다. 그 식물을 정성들여 가꿔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멋진 생활을 영위한다. 그것도 딱 여름 방학 때 맞춰서 시작을 한 것이니 아주 멋진 방학을 보낸 것이다. 이름 모를 식물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열매는 먹고 줄기는 모자와 옷을 만들고 씨앗은 기름을 짜서 모기 쫓는데 사용한다. 그리고 뿌리는 먹기도 하고 양념으로도 쓴다.

처음에는 비웃던 친구들도 차츰차츰 호기심을 가지고 찾아와서 웨슬리는 친구들에게 일을 조금씩 해 보도록 허락한다. 게다가 모기 쫓는 약을 만들어서 팔기도 한다. 완전히 하나의 작은 왕국을 만든 셈이다. 이제는 웨슬리 주위로 친구들이 모여든다. 웨슬리에게 굽신거리는 아이까지 생긴다. 세상 이치가 그런 것인가 보다. 웨슬리는 혼자서 하는 새로운 놀이를 하다가 친구들과 하면 더 재미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모두 같이 논다. 이제 웨슬리도 어울려 사는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혼자도 재미있지만 여럿이면 더 재미있다는 것을…

이렇게해서 웨슬리는 자신의 작은 밭을 웨슬리 나라라고 이름 짓고 잉크를 만들어 웨슬리 역사를 기록한다. 자기가 만든 새로운 글자로 말이다. 완벽한 하나의 나라가 되었다. 상상만 해도 멋진 그런 나라가… 그리고 개학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의 외톨이이며 아이들이 괴롭히는 웨슬리가 아니다. 웨슬리를 선두로 해서 뒤에 오는 아이들은… 모두 웨슬리와 차림이 비슷하다. 드디어 웨슬리가 선구자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아이들과 같이 어울릴 줄 알고 말이다.

모든 이기적인 문명을 거부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웨슬리를 보면서 정말 이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니 이미 문명에 길들여진 우리들은 모든 조건을 만들어주며 살라고 해도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 근처에서 살았던 것처럼 살고 싶어하면서도 정작 그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극히 드문 것이겠지. 문명은 마약과 같다. 한 번 길들여지면 되돌릴 수가 없으니… 일례로 당장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 일주일이 지나면 불안하고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생활에 컴퓨터가 상용화 된 것이 불과 10년 정도 되었을까. 그 전에는 전혀 모르고 살았던 것인데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으니 마약에 비유하는 것이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

웨슬리가 자신의 살랑살랑이 풀숲에서 직접 만든 잉크로 웨슬리 나라의 역사를 적는 장면은 사뭇 근엄하기까지 하다. 둘둘 말린 종이가 파피루스를 연상시킨다. 나도 잠시나마 이런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