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인 딸아이가 은근히 슬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7년 3월 30일 | 정가 9,000원
수상/추천 교보문고 추천 도서 외 1건

일곱살인 딸아이가 은근히 슬쩍슬쩍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됐다. 뭐 그다지 큰 거짓말도 아니고 대부분 그냥 넘어가도 도는 그런 거짓말이지만 그게 버릇이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 막 다그치면 역효과가 날 것도 같고 자기가 무슨 엄청난 잘못을 하는 줄 알까봐 어떻게 접근할까 고민을 하다가 이 책을 보고 냉큼 사서 읽어봤다.
파스칼의 모습이 재미있어서 킬킬거리다가 딸아이와 같이 읽을 때는 좀 심각하게 읽기도 했다.우리 아이는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유치원 선생님이 뭘 해오라고 하면 그걸 고지곧대로 그대로 해가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무지 파스칼이 이상하게 생각되는지 몇 번이고 나한테 뛰어와서 왜 엄마가 죽었다고 했냐고, 진짜 죽었냐고 물어봤다. 죽는게 뭔지 아냐니까 안다고 끄덕거리면서 하늘 나라로 돌아가는 거라고 그런다. 어떻게 알았냐니까 우리 친정 엄마한테 물어봤단다.
“할머니, 할머니 엄마는 어디 있어?”
그랬더니 우리 엄마가 하늘나라에 있다고 대답해줬다고 한다. 그 말에 우리 아이는
“에이..할머니는 엄마없이 어떻게 사냐? 난 울엄마 없으면 못 살 것 같애. 난 나중에 시집 가도 엄 마 옆에 살거야. 엄마 보고 싶을 까봐”
그랬다고 한다.
저렇게 엄마 좋다고 하던 것이 요즘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재미에 빠져 거짓말도 하고..가슴에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이 조금씩 나를 허전하게 한다. 우리 엄마도 날 그렇게 키우셨겠지…그리고 지금 나처럼 몇 번이고 가슴에 바람이 지나가고 물이 흘러 쓸쓸해 하셨겠지…나이가 들수록 엄마 마음을 알 것 같다.
우리 아이도 파스칼처럼 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할까?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겁이 많아서 거짓말처럼 될까 무서워서 못 할 것 같다. 파스칼도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건데 파스칼의 엄마, 아빠는 파스칼의 친구, 프랑수아네 엄마가 죽었다고 알고 있었다. 파스칼이 진땀 깨나 흘리는 장면을 상상하니 웃음이 나왔다. 학교가 끝나고 나오는데 엄마가 교문 앞에 있는 걸 봤을때 파스칼은 얼마나 놀랐을까! 자기도 모르게 일이 커져 버려 어린 마음에 얼마나 놀랐을지. 친구들에게 거짓말쟁이가 될 것 같고 엄마한테도 그렇고… 이 일을 겪으면서 파스칼은 한 단계 성장을 했을 것이다. 내가 한 말로 인해 어떤 결과가 돌아오는지, 생각하고 말을 해야한다는 것을.
애기같던 우리 아이가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된다. 믿는 만큼 자란다는 말처럼 아이를 믿어야지. 흔들리지 말고..굳게 뿌리 박고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