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책을 읽다 보면 유독

연령 4~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6년 5월 25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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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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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을 읽다 보면 유독 마녀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대개의 마녀들은 못 되고 무시무시하게 나온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집에서 이상야릇한 차를 마시며 사람들을 골려주는 마녀가 많이 나온다. 물론 착한 마녀도 나오지만 그 경우는 나쁜 마녀에 대항해서 나오는 마녀일 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무늬만 마녀지 실은 모든 행동이나 사는 것이 어째 영~~~ 마녀같질 않다.

우선 표지를 넘기면 검은색 바탕에 원색으로 선이 그어져 있다. 마치 몬드리안의 추상화 그림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본문이 시작되면 아주 멋진 집이 나온다. 온통 까만색의 궁전처럼 멋진 집. 일단 아이들은 집이 크다는 것에 감탄을 한다. 위니는 윌버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윌버가 까만 것이 문제다. 물론 눈은 초록색이니까 눈을 뜨고 있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잠이라도 자는 날에는 문제가 생긴다. 즉 깔개에 앉아서 잠이라도 자는 날에는 모두 까매서 알아볼 수가 없으니 맨날 발에 채여 넘어기지 일쑤다. 그러고보면 위니는 언제나 덤벙대나 보다.

그 긴 계단에서 심하게 넘어져 열 받은 위니는 결국 고양이 윌버를 연두색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제는 잘 보이겠지. 그러나 그것도 잠시… 풀밭에 앉아 있으면 또 안 보이고 만다. 이제는 한 술 더 떠서 장미 덤불 속으로 넘어진 위니는 진짜 열 받아서 아예 무지개색으로 알록달록 만들어 버린다. 위니는 너무 편해졌고 맘에 들지만 정작 윌버 본인은 너무 싫은가 보다. 하긴 모두 놀리는데 좋을 리가 없겠지. 아예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한다. 윌버가 얼마나 속상할까. 그래도 위니는 윌버를 좋아하기에 윌버가 슬퍼하는 것을 알고는 결국 다른 해결 방안을 찾는다. 마지막에 변신한 모습은 우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진작 그렇게 하면 될 것이지 왜 엄한 고양이는 고생시켰을까.

흔히들 어른들은 책이라는 것은 모름지기 읽고 나서 무엇인가 감동을 받거나 본받을 점을 발견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깨우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 책이 아니면 아예 사 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물론 요즘에는 생각들이 많이 바뀌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출판시장을 보면 학습과 관련된 것이 단연 잘 나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란 어떤 것일까. 과연 무엇인가를 꼭 느끼고(여기서 느낀다는 것은 반성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배워야만 하는 것일까. 그건 전적으로 어른의 잣대라고 본다. 아이들은 그저 지금 재미있게 읽으면 되는 것 아닐까. 당장 무엇인가 조리있게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나름으로 느낀 것이 있겠지. 비록 교훈이나 반성이 아닐지라도…

이제 마녀 위니 시리즈야 어린이책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설마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느꼈는지(배웠는지) 물어보는 어른들은 없겠지. 제발 그렇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