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아침에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8년 11월 30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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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진다. 코끝에 공기가 싸늘하지만 겨울 맛이 나서 흐뭇하기도 하다. 이불을 폭 덮어쓰고 눈만 뜰 때의 만족감이란…이게 겨울 맛이다.

내가 일어나자 마자 하는 일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오늘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 프로이슬러의 책이 생각나서 다시 봤다. 카스페를네 할머니의 커피 가는 기계를 호첸플로츠가 훔쳐가는 장면이 시작인데 그래서 생각이 났던 것 같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아마 초등학교 5학년 때 쯤인것 같은데 그 때 읽은 책은 잃어버렸고 어른이 돼서 다시 사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 호첸플로츠의 친구인 나쁜 마법사가 감자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카스페를에게 감자를 계속 깍게 하는 게 신기했었는데 지금도 그게 오래 기억이 난다. ‘감자를 저렇게나 많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 먹다니…무슨 마법사가 감자도 못 깍아서 저러냐..’했었던 것 같다. 그 때 당시 이 책을 읽고 엄마한테 감자로 요리 해 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감자를 쩌서 설탕 넣어 으깨서 먹기도 하고 기름에 지져 먹기도 했었다. 마법사 흉내를 내고 싶었던 것 같다.

호첸플로츠가 제목에 나오지만 진짜 주인공은 카스페를과 제펠이다. 두 아이는 단짝 친구로 용감하고 모험심이 강한 아이들이다. 그래서 도둑이 훔쳐간 할머니의 커피 가는 기계를 찾아 온다. 나쁜 마법사를 물리치고 요정을 구하는 부분이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다. 마법사의 성에 주문이 걸려 있어서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 중 하나를 두고 가야 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요정의 풀을 찾는 과정도 신비롭다. 마법사의 성 지하에서 두꺼비로 변한 요정과 카스페를이 만나는 장면도 재미있다. 절대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가 세 번이나 나오고 카스페를은 그걸 보면서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고 뱃속이 쿡쿡 쑤시는 것 같은 데도 들어간다. 울음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남다른 아이다. 그래서 결국 이 이야기를 즐겁게, 행복하게 끝낼 수 있는 것 같다.

프로이슬러의 상상력은 정말 감탄을 하게 만든다. 억지로 꾸미지 않은 것 같은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와 마법을 부리는 장면은 진짜 그런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독일에는 마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는 걸까? 궁금하다. 프로이슬러의 책에 나오는 마법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꼭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의 어딘가에는 마법을 가르쳐 주는 학교가 있지 않을까 하는 엉둥한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림도 아주 익살스럽고 재미있어서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 그 당시의 옷차림이나 생활 도구같은 것을 알 수 있고 등장 인물들의 모습도 개성이 있다. 마법사와 호첸플로츠의 모습이 제일 무섭우면서도 우수꽝스럽다.

어릴 때 읽던 책을 어른이 돼서도 이렇게 신나게 읽을 수 있게 쓰는 대단한 작가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 다른 아무 것에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많이 읽고 무한한 상상력을 키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