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은 거의다 그런가?

연령 6~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8월 29일 |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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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공주 (보기) 판매가 7,650 (정가 8,5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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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은 거의다 그런가? 왜 그렇게 공주를 좋아하는지…참 모르겠다. 나도 어릴때 그랬을까 생각해 보지만 그다지 열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공주’를 좋아하는 딸래미 덕에 읽게 된 책이다.

입이 동굴입구 만큼 커져서 우는 여자 아이가 공주라니…드레스 뻗쳐 입고 예쁘게 치장하는 공주를 상상하다가 이 그림을 보더니 좀 실망하는 눈치였지만 끝까지 읽더니 헤헤거리면서 웃는다. 공주이긴 하지만 울보 공주라고 그런면서…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공주를 잊어줬으면 좋겠다. 공주가 좋다는 건 다 그 질질 끌리는 드레스 때문이것 같다.

책을 펼치면 웃기게 생긴 앙토냉이 뚱하게 팔을 벌리고 서 있다. 이 아이의 꿈은 슈퍼맨이 돼서 세상을 구하는 거다. 밖에 주룩주룩 비가 내려 자기 능력을 보여줄 수 없어 앙토냉은 심심하게 창 밖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둥 떠서 어딘가로 간다. 그 곳에 바로 울보 공주가 살고 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든 물건이 물에 잠겨 둥둥 떠 있는데도 계속 입을 하마같이 벌리고 울고 있다. 공주는 자기를 웃기라고 하고 앙토냉은 온갖 웃기는 표정, 포즈를 다 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앙토냉은 화가 나서 투덜거린다. ‘슈퍼맨이 돼서 세상을 구할 내가 뭐하는 거냐’고. 그러자 공주가 울음을 딱 그치고 깔깔거린다. ‘니가 무슨 슈퍼맨이냐고’ 정말 둘 다 웃기는 아이들이다. 재밌다. 앙토냉이 슈퍼맨인 것은 맞는 것 같다. 빗방울 공주의 눈물에 잠길 뻔 한 지구를 구했으니까.

그림이 참 귀엽고 간결해서 만화를 보는 것 같다. 앙토냉과 공주의 캐릭터도 재밌다. 앙토냉은 만화에서 튀어 나온 아이같이 웃기게 생긴 모자에, 안경에, 망토, 부츠까지 신고 있다. 공주는 울고 있을 때 입이 하도 커서 다른 특징은 눈에 들어 오지도 않는다. 진짜 입이 크다. 자기가 태풍과 폭풍우를 일으키는 데 아무도 자기를 달래러 오지 않아서 화가 난다고 그 큰 입을 벌리고 눈을 딱 감고 울어대는 거다. 우는데도 아무도 달래주지 않으면 더 울어제끼는 아이들 같다.

재미있고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과 비가 내리는 날 읽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빗방울 공주의 집 위에 시커먼 구름이 가득 몰려 있는 그림도 설명해 주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