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타는 진짜 사랑스럽고 귀

연령 8~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6년 12월 5일 | 정가 8,000원
수상/추천 교보문고 추천 도서 외 1건

로리타는 진짜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다. 제니퍼랑 단짝 친구인데 제일 친하면서도 티격태격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크는 거지만 샘을 내면서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게, 코믹하게 변한다. 서로가 갖고 있는 것을 샘을 내서 따라 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란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기도 하다.

제니퍼가 빨간색 안경을 쓰고 오니까 로리타는 심술을 부린다. 하나도 안 이쁘다고 메롱거리더니 자기는 하트 모양으로 된 빨간색 안경을 맞춘다. 안과에 가서 천연덕스럽게 눈이 안 보인다고 시력 검사를 하는 로리타의 표정이 너무 웃긴다. 눈을 꽉 감고 뭐라고 이상하게 안 보이는 척 하다니…대단한 연기력이다. 거기에 깜빡 속아 넘어간 박사님과 엄마..덕에 로리타는 안경을 쓰게 된 거다.

어깨가 으쓱하게 좋았겠지만 안경을 쓰고 보니 너무 불편했다. 오히려 안경을 쓰니까 잘 안 보이게 된 거다. 눈이 아프고 머리까지 아프게 된 로리타는 안경을 더이상 쓰고 싶지 않지만 안 쓸 수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줄넘기를 하다가 안경이 떨어지고 그걸 발로 밟고 만다. 엄마한테 싫은 소리는 들었지만 제니퍼와 화해를 하게 돼서 로리타는 좋았을 것 같다.

다시 안과에 갔지만 시력이 아주 좋다고 한다. 박사님과 엄마의 의심어린 시선과 능청스럽게 눈을 내리 깔고 여유부리는 로리타가 참 대조적이다.

안경 쓴 친구가 너무 부러워서 도수 없는 안경을 산 적이 있었다. 그 안경은 지금도 서랍 속에 있는데 가끔 써 본다. 지금은 패션 안경이라고 해서 눈이 나쁘지 않아도 안경을 쓰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는 멋을 부리려고 쓴 건 아이였고 친구가 안경을 쓰고 공부하는 게 참 멋있어 보여서 흉내낸 거였다. 로리타가 제니퍼의 안경을 부러워하는 거나 비슷하다.

그런데 그 안경이라는 게 내가 써 보니 보기와는 달리 참 불편했다. 특히, 겨울에는 실내에 들어 오면 뿌옇게 돼서 앞이 안 보이고 라면이나 뜨거운 걸 먹을 때도 그렇게 되서 엄청 귀찮았다. 안경이 걸려 있으니 코가 아픈 것도 같고 귀가 눌리는 것 같기도 하고…하여튼 불편해서 몇 번 제대로 써 보지도 않고 책상 서랍 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로리타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나도 경험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