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읽고 덮은 후…참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8년 10월 29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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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읽고 덮은 후…참으로 오랫동안 묵상에 잠기어 있었다.
참 가슴이 아리고, 주인공 한나를 내가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고 싶을만큼
참 애틋하고 또 똑같이 아이를 기르는 부모로써 참 많이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으니까 말이다.

고릴라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
그러나 그 고릴라를 너무나 좋아하는 한나의 아빠는 너무나 바쁘다…언제나!
오늘도 바쁘고, 내일도 바쁘고, 또 그 다음날도 바쁜 우리들의 아빠의 모습이다.
서재에서 퇴근후에도 일하고 계시는 아빠를 간절히 바라며
뒷짐지고 아빠뒤에 서있는 한나의 뒷모습은
아빠와 한나의 관계성을 너무나도 여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나는 곧 다가오는 생일 선물로 고릴라를 사달라고 한다.
그런데 아빠가 한나의 침대맡에 놓아둔 것은 고릴라 인형이었다.
너무나 바쁘신 아빠 덕분에 한번도 동물원에 가본적이 없는 한나는
인형이 아닌 진짜 고릴라를 원했던것…!!
실망감을 안고 고릴라를 구석에 세워두었는데
그날밤 한나에게는 잊지못할 꿈같은 세계가 펼쳐진다.
어느새 집채만큼 큰 고릴라가 한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고릴라와 함께 한나는 동물원에도 함께 가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레스토랑에도 찾아들고
또 함께 춤도 추었으며, 입도 맞추어 주고……………
이 모든것을 고릴라는 기꺼운 마음으로 한나에게 선물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아이들이, 또 한나가 무리한 것을
우리들의 아빠에게, 또 엄마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한다.
단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일상을 원할 뿐인데
우리들은 그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는 명목아래
그 아이들을 너무나 외롭게 방치해 두고 있는 것이다.

고릴라는 한나가 너무나도 원하는 아빠상을 닮아있다.
한나의 마음을 헤아려줄줄 알고, 한나의 여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주는……

큰 고릴라를 보고 놀라는 꼬마 인형이나 고양이를 보면서
어른들에게 거는 아이들의 기대가 결코 채워지고 있지 않음도 보여준다.

우리들의 바쁨과 고단할 만큼 열심히 뛰고 있는
모든것들이 정작 아이들을 위한 것임에도 언제나 주객이 전도되어 있는
상황을 전환해야 할 때인것 같다.
다행히 다음날 한나의 아빠는 다정한 모습으로 한나의 잠끝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한나의 지난밤의 꿈처럼 그렇게 따뜻한
아빠의 모습으로 다가와 있는다.

언제나 우리들의 인생에 있어서 주인공은 우리들의 아이임을
기억하게 해준 고마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