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과 유머, 재치가 가득한

연령 6~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8월 2일 | 정가 9,500원

익살과 유머, 재치가 가득한 책이다. 그림 형제의 동화 일곱 가지를 만화 형식으로 칸을 나누어서 재구성한 책이다. 만화를 본느 것 같아서 재미있고 아주 빠르게 넘어가는 장점이 있다. 아직 그림 형제의 동화를 읽어 보지 못한 아이들이 읽어도 이해하기 쉬워서 좋을 것 같고 이미 읽은 아이들도 색다른 맛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나는 다 읽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렇게만들어진 것을 읽으니까 또 다른 맛이 나서 좋았다.

‘깃털 아줌마’와 ‘한스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책에 실려 있는 다른 이야기들은 기억이 생생한데 이 두 이야기는 조금 낯설어서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깃털 이야기’는 우리 옛 이야기 ‘흥부놀부’를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다. 착한 소녀는 우물에 빠졌다가 금빛 소녀가 되어서 돌아오고 심술맞은 계모의 딸은 먹물 소녀로 돌아온다는 간단한 선악 구조의 이야기인데 그림이 참 재미있다. 등장 인물들의 표정이 아주 재미있다.

‘한스 이야기’는 다소 어수룩한 한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욕심이나 이기심을 비틀어 주느 ㄴ이야기다. 요즘 같은 때에 한스같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다른 사람들한테 이용만 당하기 쉬울 것 같다. 이 이야기가 씌어질 때도 사람들은 한스에게소 금덩이를 속여서 가져갔는데, 지금이야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림 형제는 한스를 통해서 행복은 빈 손이라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빈 손으로는 빵 하나도 살 수 없다. 먹고 사는 일에 팍팍하지 않을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사람이 여유도 있고 너그러울 것 같다.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작업을 작가가 멋지게 해냈다. 자칫하면 고전의 무게에 눌려서 이도저도 아니게 끝나기 쉬운데 작가는 그 무게를 가볍게 이긴 것 같다. 만화의 형식을 빌어서 표현하니까 아무래도 빠른 전개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책 읽기를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에게 권해도 부담없이 읽을 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