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사자’라고 해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35 | 글, 그림 사노 요코 | 옮김 김난주
연령 5~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4월 7일 | 정가 8,500원

‘하늘을 나는 사자’라고 해서 날개라도 달린 사자가 주인공인가 보다 했는데 아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그냥 사자일 뿐이다. 이 사자가 다른 점이 있다면 고양이들이 사자 곁에 언제나 모여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그린 것 같은 투박한 붓질이 그대로 남아 있는 유화가 그림을 더 강렬하게 보이게 해주는 것 같다. 사자는 황금색 갈기를 갖고 있고 고양이들과 잘 지내고 있다. 고양이들은 언제나 사자를 찾아 와서 사자가 날렵하게 하늘로 뛰어 올라서 잡아 온 먹이를 같이 먹는다. 얄미운 고양이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사자만 부려 먹는 것 같다. 입으로 사자가 멋지다는 말만 하면서…사실 사자는 아주 피곤하고 지친 상태다. 그래서 아무도 없을 때는 혼자 울기도 한다. 가엾어라. 왜 고양이들에게 니들이 먹을 건 니들이 햐결하라는 말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어느 날 사자는 도저히 참기 힘들 만큼 지친 것을 느낀다. 그래서 고양이들이 왔는데도 그냥 잠이 들어 버린다. 그냥 잠깐 자는 낮잠이 아니라 아주 오래 그냥 잠만 자고 있다. 그래서 고양이들도 더이상 찾아 오지 않는다.

오래오래 잠을 자고 깨어난 사자 옆을 지나가던 고양이가 얼룩말을 잡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어흥하면서 사자는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았다.

왜 고양이들은 사자를 그렇게 자꾸만 부추겨서 사자를 피곤하게 했을까? 자기들이 먹이를 구하지 않아도 되니까 사자의 피곤함이나 힘든 상황을 생각하지도 않은 것이다. 이기적이다. 흔히 사람들은 자기 몸에 가시가 제일 크고 아프나고 생각하기 쉽다. 아마 나도 내가 모르는 사이 은연중에 그렇게 말하고 다뎠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태도야 말로 바보같은 짓이다. 나마큼 아프고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사람이라면 느끼는 강도는 다 비슷할텐데 나만 아프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고 무서운 생각이다.

책 속의 고양이같은 사람도 사자 같은 사람도 싫다. 자기가 힘이 들고 하기 싫은 일이면 다른 사람도 그렇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