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건방진 자세로 악어가

연령 7~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7년 9월 30일 | 정가 10,000원

참으로 건방진 자세로 악어가 한 마리 앉아 있습니다.
발가락에 꽃을 꽂고 나무에 기대 앉은 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예사로운 악어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근사한 물건이 많다고 칭찬한 가게에 온통 악어 가죽으로 만든 물건만 가득한 것을 보고는 소피를 삼켜버리고, 마음에 드는 여러 물건을 소피의 가방에 담아 나일강으로 돌아갈 정도의 배포를 지닌 악어였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일을 별다른 죄책감 없이, 기분 좋게할 만큼 대범하기까지 합니다.

생존과 관련되지 않은 일로 다른 생명에 해를 끼칠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라죠?
그것도 별다른 죄책감 없이 말이지요.
죄책감 없이 행한 수많은 인간들의 행적들로 인해 어떤 동물은 멸종의 위기를 맞게 되기도 했고, 또 어떤 동물은 삶의 터전을 잃기도 했지요.
또 이제는 근사한 물건이 자신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고 분노한 악어의 복수처럼 세계 곳곳에서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마다 심해지는 중국의 황사처럼 말이지요.

아이는 아직 자연이란 그저 잠시 빌려 쓰는 것일뿐 내 것이 아님을 알지 못합니다.
예쁘기에 꽃을 꺾고, 열매가 달렸기에 흔들어볼 뿐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자연은 보호해야 할 존재임을 가르치는 것은 저의 몫이겠지요.
아울러 방관자로서가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두요.
그래서, 아이 세대에서는 악어에게 잡아먹히는 사람 대신 악어에게 절을 받는 사람이 많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