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럼 흐린 날 이였을

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5년 9월 25일 | 정가 12,000원
구매하기
구두장이 마틴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오늘 처럼 흐린 날 이였을 것이다.
구두장이 마틴이 지난 밤 꿈 속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금방 이라도 예수님이 오시지 않을까? 하며,
난롯가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힐끗 거리는 걸 구두 고치는 일보다 더 열심히 한 그날이
금방 이라도 눈이 올 것 같은 날 이였을 것이다.

어린이들과 생활하는 나로서는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동화가 그리 고마울 수가 없다.
톨스토이의 동화 속에는 화려하거나, 특별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다.
우리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난하고, 그다지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그들 안에는 하느님을 존경하고, 마음 깊은 곳에 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다.

아름다운 동화 한편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그루의 사과 나무에 열리는 수많은 사과 열매 그것과 같을 것이다. 구두장이 마틴이 그 좋은 예가 아닐까? 한다.

나의 입을 통해 톨스토이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어린이들은 각자의 감동을 가슴에 새긴다. 눈을 쓸고 있는 청소부에게 따뜻한 차를 건네는 마틴의 모습에서, 추위에 떨며 갈고을 찾아 헤매는 아기 엄마와 아기에게 먹을 것과 추위를 막아낼 옷가지를 나눠주는 모습에서, 늙은 노파의 사과를 훔쳐 달아나는 어린소년에게 베푸는 친절한 모습에서 이웃을 격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을 것이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나에게 있는 작은 것을 나눠주는 것임을 배웠을 것이다.

하루 종일 기다린 예수님이 오시지 않은 것에 실망하는 마틴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는 모습에서 이해와 기다림을 배웠을 것이고, 그런 마틴에게 찾아오신 예수님의 모습에서 희망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멀리 계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 가운데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안에 계시며, 그들을 사랑하고 도와 주는 우리 안에 계심을 통해,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과제를 안았을 것이다.

물질이 난무해 소중한것이 퇴색되어 가는 요즘, 그런 경제 논리 속에 빈부의 격차는 하늘과 땅으로 벌어지는 요즘,
세상에 평화를 위해 오신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12월에
구두장이 마틴이 12월의 동화에 더 어울리는 것은 사랑의 실천을 요란스럽지 않게 잔잔히 들려주고 있어서는 아닐까 한다.

자신의 신앙으로 아름다운 동화를 지필한 톨스토이에게 경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