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재혼 가정에 관한 소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33 | 임사라 | 그림 양정아
연령 9~14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6월 10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5건

이혼과 재혼 가정에 관한 소설이라는 점과 대략적인 줄거리 소개를 읽어보았기 때문일까. 읽기 전에 왠지 모르게 조금은 통속적인 이야기일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이렇게 기대감이 낮아서였는지 읽는 내내 참으로 흥미롭게, 때로는 멈칫멈칫 생각하면서 쉼 없이 읽어 나갔다.

이 책의 화자인 황금빛나래는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녀다. 번듯한 직업에 항상 당당한 엄마가 필사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나래가 이혼 가정의 아이라는 사실이 남들에게 알려지는 것. “엄마는 엄마가 이혼한 걸 알면 우리를 보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질 거라고 한다” 집안 좋은 아이는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는 말을 들을 수 없고, 선생님 앞에서조차 당당해질 수 없다. 음,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정확히 들어 맞는 말이다.

그래서 아빠가 외국 연구소에 나가있다고 줄곧 거짓말을 해왔던 모녀. 드디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그리하여 엄마는 이사와 전학을 단행한다. 이 책의 서두에 불과한 이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실 속에서 너무나 가능하다고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는 매우 어려운 가정 형편을 가진 나리의 이야기가 부유한 나래의 형편과는 대조적으로 등장한다. 똑같이 아빠가 부재한 상황이지만 한 쪽은 매우 빈곤하고, 한 쪽은 매우 여유롭다. 아파트와 시장의 대조와 오버랩되는 두 가정의 상황. 이를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독자 또한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었나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에서는 나래의 친아버지가 꾸린 새로운 가족과 나래의 엄마가 꾸리게 되는 새로운 가족이 등장한다. 그냥 지금대로 엄마와 단둘이 살거나 아니면 친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다던 나래는 드디어 “세상에는 운명으로 맺어진 가족도 있지만, 사랑으로 선택한 두번째 가족이 있다는 것. 그 둘은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 이라고 말한다. 분명히 쉽지 않은 일. 어린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이 그 마음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혼과 재혼에 대해 입으로는 관대하지만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세상의 인식도 점차 바뀌어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