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편의 톨스토이 동화를 읽을 때마다
아이가 커서 톨스토이 동화를 마음에 새기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톨스토이 동화는 대부분 고학년이 되어서나 읽을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구두장이 마틴은 어린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서 너무나 소중하다.
내용도 좋지만 추운 겨울날 지하 구두방에 내리는 눈과 그가 만나는 사람들,
지하방 창문으로 내려다 보이는 마틴의 모습이 베르나데트 와츠의 그림으로 따뜻하게 살아 나
겨울이면 생각나는 또 한권의 그림책이 되었다.
이 책은 지하방에서 구두를 만들면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마틴이
창문으로 거리를 올려다보며 만난 사람들을 맞이하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시린 손으로 거리를 청소하고 있는 아저씨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대접하고,
배고픔과 추위에 떨고 있는 가난한 여인과 아기에게
수프를 주고, 큰 외투와 우유 살 돈을 쥐어서 보내준다.
그리고 사과를 훔친 소년에게 욕을 하고 심하게 나무라는 할머니를 보고 말한다.
“그 애를 놔 주세요, 할머니! 사과 하나 훔쳤다고 그렇게 심하게 벌을 준다면,
우리가 지은 죄는 대체 얼마나 큰 벌을 받아야 하죠?”
아이를 나무라는 할머니뿐만 아니라, 우리 누구라도 마틴의 그 말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지하방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살지만 마틴은
부유한 사람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힘들고 아픈 사람에게 눈길이 가고,
그 사람들에게 작은 것을 나누어 준다.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한테는 따뜻한 차 한잔에 온기를 느끼게 해주고,
배고픔에 떨고 있는 사람한테는 수프 한 그릇을 주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가난한 소년에게는
진심어린 말을 건네 준다.
그리고 하루 일을 끝내고,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것이다.”는 구절을 읽으며
오늘 만난 세사람이 바로 예수님의 모습이었다는 걸 깨달은
마틴이 지하방 낮은 창문가에서 성서를 읽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마음도 메마르기 쉽다 하는 각박한 세상이지만
아직은 마틴과 같은 사람이 더 많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톨스토이의 동화를 읽으면서 그런 따뜻한 마음 간직하며
살아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