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아이들은 매일밤 전

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9년 10월 25일 | 정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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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아이들은 매일밤 전쟁을 합니다.
잠의 요정과 말이지요.
질 것이 뻔한 싸움인데도 끝까지 버팁니다.
“엄마, 물 먹고 올게요.”
“엄마, 쉬 마려워요.”
“엄마, 우리 유치원 놀이해요.”
“엄마, 책 하나만 더 읽어주세요.” 등등.
그러다 읽어달라던 책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쌔근쌔근 숨소리를 내며 잠들지요.
여기에 그러한 아이가 또하나 있습니다.

아기 토끼 블랑딘느는 집에 갈 시간이라는 할아버지의 목소리에 친구들과의 파티를 끝냅니다.
친구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도 파티의 여흥이 가시지 않은 블랑딘느는 할아버지께 비행기를 태워달라고 하지만 거절당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블랑딘느.
호락호락하게 물러설 생각은 없나 봅니다.
이번에는 할아버지와 협상에 들어가는 군요.
“좋아요. 그럼 비행기는 안 태워 줘도 되니까 그 대신 옛날 얘기 하나 해 주세요!”
할아버지도 못당하시겠나 봅니다.
살며시 웃으며 허락하십니다.

드디어 시작된 이야기.
그러나 블랑딘느는 가만히 듣고만 있을 생각은 없나 봅니다.
“할아버지, 왜 만날만날 저녁만 되면 깜깜해져요?”
“해님이 자러 가니까 깜깜해지지.”
“우리처럼요? 해님도 잠을 자나요?”
“으음, 꼭 잠을 잔다기보다…… 자, 침대에 가서 누워 보렴. 그럼 왜 매일 깜깜한 밤이 되는지 이야기해 주지.”
저였다면 그냥 해님도 잠을 자러 가기 때문에 깜깜해지니까 이제 그만 조용히 하고 자라며 윽박질렀을 터인데, 블랑딘느의 할아버지는 블랑딘느의 질문을 잘도 받아주십니다.

“저녁때가 되면 해님을 살짝 끄는 거군요?”
“아냐, 아무도 해님을 끌 수는 없단다. 저녁이 되면 해님은 그냥 숲 속으로 사라지는 거란다. 그래서 깜깜한 밤이 되는 거야.”
“할아버지, 그럼 별들은요? 별들은 작은 전등인가요?”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저기 봐라. 오딜롱 집 위에 빛나는 별 보이지? 오딜롱 별이란다. 오딜롱이 잠드니까 오딜롱 별이 지켜 주는 거야.”
“그럼, 내 별도 있어요?”
“그럼, 있고말고. 애들은 다 별이 있는걸. 그렇지만 네가 네 별을 볼 수는 없어. 네 별이 반짝반짝 빛을 내려면 우선 네가 잠이 들어야 되거든. 누구든지 자기 별은 볼 수 없는 거란다. 저거 봐라. 바질 별, 이본느 별, 시몬느 별도 금방 반짝반짝하잖니. 네 친구들이 다 잠이 든 거야. 저 아이들은 네 별을 볼 수가 없겠구나. 하지만 난, 우리 블랑딘느가 잠들자마자 블랑딘느 별을 볼 수 있지.”

그렇게 밤이 다 가도록 계속되던 대화는 할아버지 품에 안긴 블랑딘느가 잠이 들어 끝이 납니다.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주신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든 블랑딘느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만큼이나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겠지요?
별 하나 나 하나를 함께 하다가 잠이 든 저희 집 아이도 블랑딘느만큼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을까요?
문득 아이의 꿈 속 세계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