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에타는 그 작은 몸으로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32 | 글, 그림 롭 루이스 | 옮김 정해왕
연령 7~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6년 7월 15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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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는 그 작은 몸으로 부모님을 잃고, 어떻게 기나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을까?
부모님을 잃은 헨리에타가 보내야 할 춥고 기나긴 겨울이, 그저 그림책 속의 이야기만으로 지나쳐지지가 않아서 가엽고, 안타깝다.
벌써 10년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그때는 결혼을 하기전이서 그랬는지 헨리에타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겨울을 나는 이야기가 가슴 훈훈하게 와 닿기는 했지만 이토록 가여운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다시 이책을 읽으니 헨리에타가 가엽기 그지 없다.
그림책과 달리 현실에서는 부모 잃은 어린 아이가 혼자서 겨울을 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
이 책을 읽는 느낌이 그 때와는 또 다르다.

헨리에타는 아직 어린 아기인데 엄마를 잃고, 혼자서 겨울을 나야 했다.
동물 친구들이 겨울날 채비를 하라고 말해주어, 겨울 동안 먹을 양식을 열심히 모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부지런히 모았던 열매들이 비에 떠내려 가고,
벌레들이 몽땅 파 먹고 가, 곳간은 텅텅 비고 말았다.
어쩌면 좋을까? 하지만 친구들이 헨리에타의 딱한 사정을 모른 체 하지 않고
조금씩 도와 줘서, 겨울동안 먹을 양식이 많이 생겼다.
헨리에타는 친구들이 너무 고마워서, 친구들을 불러 잔치를 열다보니
양식이 다 바닥 나고 말았다.
친구들이 고마워 잔치를 열다가 양식을 다 먹어버린 헨리에타.
현명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은 넉넉하고 풍요로웠을 것 같다.
아직 어리니,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을 익히기 보다는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한 헨리에타를 어리석다 할 수도 있겠지만
고마운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는 일은
부모없이 살아가야 하는 어린 헨리에타를 지켜주는 또 다른 힘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양식이 아무리 많아도, 마음이 쓸쓸하고 외롭다면 추운 겨울을 나기가 쉽지 않았을 테니……
양식이 다 떨어져 헨리에타는 걱정을 하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만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 보니 벌써 봄이 와 있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봄은 헨리에타에게 또다른 희망을 안겨다 줄 것이다.

부모 잃은 헨리에타가 혼자 겨울을 나야하는 이야기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지만
헨리에타의 표정은 근심에 차 있지 않다.
작고 여리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이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어, 헨리에타의 추운 겨울이 덜 쓸쓸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희망에 차있는 헨리에타가 처음 만난 겨울은 그래도 혹독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부딪히게 될 세상은 어떨까? 쉽지 않겠지만 고마운 친구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의 여유 잃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림책 속의 헨리에타가 보내는 첫 겨울처럼, 부모 없이 살아가야하는 많은 아이들의 겨울이 따뜻해지려면, 친구들이 헨리에타를 도와주듯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몸과 마음을 나누어야 할텐데…. 현실은 어떠한가? 이런 물음을 던지면 자신이 없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자라면서 힘든 고비를 만날 때 ‘헨리에타의 첫 겨울’ 이 책을 꺼내 읽으며 위로를 받고 세상에 대한 따뜻한 희망,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