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지만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아이에게 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자 노력하는 편이라 전 특히
가족이 등장하는 이야기 특히 아이가 주체가 되어 전개되는 동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우리 아이는 엄마 아빠 그 다음에 한 말이 바로 “할아버지”입니다.
첨엔 일주일에 한번 보는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늘 눈물로 맺던 녀석이
언젠가부턴 웃는 낯으로 빠이빠이를 하는 겁니다. 이 녀석 이제 엄마를 더 챙기는구나
하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조금은 섭섭해하시는 아버님의 표정이 조금
마음에 걸렸답니다. 할아버지와 손주 사이의 사랑은 부모와의 사랑과는 조금
틀린 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부모는 먹여주고 입혀주고 또 끊임없는 사랑을 주지요.
할아버지도 사랑하는 마음도 크시지만 부모보다 더 애틋하고 손주에게
큰 나무같은 든든한 사랑을 주십니다.
존 버닝햄의 “우리 할아버지”는 일반적인 스토리 라인과 전혀 틀립니다.
각 페이지의 내용은 서로 맞지 않는듯 (아이와 할아버지는 같은 내용으로
조금 다른 뜻의 얘길하지요.) 하고 무채색의 그림풍과 유채색의 그림풍을
십분 이해하기 위해 찬찬히 읽어보게 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한 세월을 보면 가슴뭉클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함께 꽃도 심고, 병원놀이랑 소꿉장난도 하고, 함께 낚시하는 모습에서
한없이 행복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할아버지와 손녀는
한공간에서 같은 풍경을 바라보면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교감을 나눕니다.
마지막 부분에 할아버지 늘 앉아계시던 초록 소파가 비어있는 그림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무언의 암시를 줍니다.
하지만 소녀의 얼굴을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충격보다는
할아버지와 함께 한 소중한 추억 때문에 한결 무겁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도 일주일에 한번 주말에 뵙는 할아버지와 정말 많은
추억을 가졌으면 합니다. 함께 한다는 것 만으로도 가족은 정말 큰 버팀목이 될 수 있으니깐요.
언젠가 삶의 무게 때문에 너무 힘들고 지칠때 가슴속 가족의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기를 이 책을 통해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