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너머에 있는 세상.

연령 4~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3월 23일 | 정가 13,000원
구매하기
호기심 많은 고양이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울타리 너머에 있는 세상.

아직 어려서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울타리 안에서 지내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는 새끼 고양이는
새로운 것이 있으면 무엇이라도 만져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하다.
그래서 일까? 이제 네살이 되는 둘째 아이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까? 어떻게 될까?’ 하는 긴장감을 안고, 새끼 고양이와 어린 거북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듯했다. .
더구나 앙금앙금, 살살, 조심조심, 빤히, 툭, 말똥말똥과 같은 흉내말은
고양이와 거북의 움직임을 더 가까이서, 자세히 살피도록 도와주고 있다.
커다란 사건이나 줄거리 없이, 새끼 고양이와 작은 거북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보여주는
흑백의 단순한 그림이 어른들 눈에는 시시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
어른들도 아이들의 마음으로 돌아가 고양이의 눈으로 거북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다면
그냥 읽을 때와는 또 다른 긴장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이웃해 살고 있는 새끼 고양이와 작은 거북이.
어느날 작은 거북이 뜰 안을 앙금앙금 기어가고 있을 때 새끼 고양이가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새끼 고양이는 난생 처음 가까이에서 보는 거북이 신기해서 살살, 조심조심, 조금씩 조금씩
거북이한테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그러다 갑자기 걸음을 뚝 멈추었다.
서로 빤히 쳐다 보기만 하고….. 한참을 있는 거북과 고양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보니 새끼 고양이가 발로 작은 거북을 톡 건드린다.
그러자 거북의 머리가 안으로 쏙 들어가 안 보이게 되고,
새끼 고양이는 놀란 표정으로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렇게 한 참 거북을 쳐다보던 새끼 고양이는
한 번 더 건드리면 머리가 다시 나올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다시 한번 거북을 톡 건드렸다.
그런데 새끼 고양이의 눈이 또다시 휘둥그레진다.

머리가 나오기는 커녕 다리까지 껍데기 속으로 쏙 집어 넣으니 고양이는 얼마나 신기했을까?
어리둥절한 고양이가 작은 거북 주위를 빙글 빙글 맴돌며 거북을 말똥말똥 쳐다보고만 있다.
그러자 껍데기 속에 머리와 다리를 집어 넣고, 꼼짝도 하지 않던 거북이 다리를 살살 내밀었다.
놀란 듯한 새끼 고양이는 한 발 뒤로 물러서고, 코가 빼꼼 나오자 또 한발 뒤로 물러섰다.
마지막으로 거북이 머리를 쑥 내밀자 고양이는 또 한발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작은 거북이 한 발 다가오면 새끼 고양이가 한 발 물러서기를 반복하다가
작은 거북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놀란 고양이는 뒷걸음을 치다가 그만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고양이가 제일 싫어하는 물웅덩이에 빠지고 말았으니
새끼 고양이는 다시는 울타리를 넘어 뜰로 들어가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양이가 거북을 신기하게 여기고, 궁금해서 한 번 톡 건드려 보는 모습은
아기들이 새로운 물건을 조심스레 탐색하고, 만지작 거리는 모습과 비슷하다.
어린 새끼들 눈에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얼마나 신기하게 보이고, 궁금한 것으로 가득 차 있을까?
이렇듯 세상의 온갖 것들을 다 만져보고 싶어하는게 아이들의 마음이다.
그러다 가끔씩 위험한 일을 겪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가만히 움추리고 있기만 한다면 세상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겠지.
새끼 고양이가 작은 거북을 만나 물웅덩이에 빠지는 경험을 하면서 거북을 알게 되고,
뒤를 살피지도 않고 뒷걸음질쳐서는 안된다는 걸 배우고,
함부로 울타리 너머로 뛰어 들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듯이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른들이 보기에 위험해 보이는 것도 아이들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경험하고 싶어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세상밖으로 나아가고, 세상을 알아갈텐데……..
새끼 고양이가 거북을 탐색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탐색하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과 자유로움을 주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