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이가 정답게’

연령 5~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6월 3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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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이가 정답게’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다루는 그림책은 언제나 눈길이 한 번 더 간다.
엄마 보다는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지 않기에, 아빠와 친근한 감정을 많이 쌓아갔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겠지. 그런 마음에서 ‘아빠는 나를 사랑해’ 책을 참 반갑게 읽었다. 파란 옷을 입은 아빠곰과 노란 옷을 입은 아기곰이 어울려 노는 모습이 수채화로 그려져 맑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이 책에는 아빠와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놀이들이 담겨 있다. 특히 몸놀이를 좋아하는 남자 아이와 아빠가 주로 하는 놀이들이라 우리집 아들과 아빠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아들녀석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 말이 많다.

그런데 아빠가 아이한테 이 책을 읽어 주는 걸 듣고 있자니 뭔가 어색하다. 내가 먼저 혼자 읽었을 때는 모르겠는데 아빠가 아이한테 읽어주는 걸 들으니 한편의 시와 같은 글이긴 하지만 아이한테 제대로 전달되기에는 뭔가 모자란 듯 했다.
아빠의 말투가 이상한 걸까? 내가 다시 읽어보니, 그림과 글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덜하다. 아빠가 아이한테 이야기하는 식으로 되어 있는 글은 한편의 시와 같아 글만 봤을 때는 훌륭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림과 어우러지는 느낌이 덜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너라는 말 대신 아이 이름을 넣어서 읽어 주었다. 그랬더니 아까와는 달리 느낌이 훨씬 더 잘 전해졌다. 아 그렇구나. 아이 이름을 넣어서 들려주니 아이한테 책을 읽어 준다기 보다 아이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들어 훨씬 친근하고 좋다. 아이한테 들려주는 한편의 시와 같은 느낌. 그제서야 글의 맛이 살아 났다. 작가는 처음부터 걸 염두에 두고 썼을까 궁금해진다.

아빠가 아침부터 밥먹이고 놀아주고, 산책가고, 목욕시키고, 책 읽어주고, 재워 주는 모든 것을 하는데도 어색함이 없어 보인다. 권위적인 느낌은 하나 없이 아주 익숙해보이고 자연스럽다. 아기곰을 바라보는 아빠의 사랑스러운 눈길과 아기 곰의 행복한 표정이 아빠와 함께 보내는 하루가 얼마나 즐거운지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아이를 등에 태우고 노는 일, 두 손으로 아이를 잡고 씽씽 그네를 태워주듯 흔드는 일, 등을 미끄럼틀처럼 만들어 아이를 태워주는 일, 물속에서 튜브가 되어 아이와 놀아주는 일은 아빠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놀이들이다. 우리집 아이도 아빠가 퇴근해서 들어오면 올라타고 메달리고 하느라 정신이 없다. 엄마와는 할 수 없는 것들이기에 아빠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올라타고 기어오른다. 긴 다리로 미끄럼틀을 태워 주기도 하고 양팔에 메달리기도 하고….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이렇게 하는데, 우리도 이렇게 했지.’ 하면서 비슷한 점을 찾아내고는 기뻐하고, 아빠는 아이에 대한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들려줄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아빠곰은 단지 몸놀이뿐만 아니라, 먹여주기도 하고, 목욕도 시키고, 자기 전에 책도 읽어주고, 잠까지 재워주니 아빠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아빠노릇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까? 즐거운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