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의 아름다움.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3 | 글, 그림 이영경
연령 6~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8년 4월 10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SBS 어린이 미디어 대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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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의 아름다움.

‘아씨방 일곱 동무’는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바느질할 때 쓰는 우리 전통의 물건을 소재로 한 점도 그렇고, 너무나 한국적인 그림과 색채, 그리고 글에서 느껴지는 우리 가락까지 어쩌면 이렇게 우리나라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잘 담아냈을까 싶다.
섬세하게 그쳐진 일곱가지 바느질 도구들과 방안의 소품들을 보니 옛날 어느 가정집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지금은 바느질이라면 퀼트를 더 많이 연상하는 그런 시대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엄마가 혼수물품 가운데 하나로 마련해주는 게 바느질 통이었으니 우리 생활과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바느질 도구 하나하나마다 거기에 걸맞는 인물을 갖다 붙여 살아나게 한 그림이 참 재미있다. 저마다 자기가 제일이라며 자기 자랑을 늘어 놓는 이야기를 듣노라면 자연스럽게 자, 가위, 바늘, 실, 골무의 쓰임새, 그리고 낯선 인두와 다리미의 쓰임새까지 저절로 알 수 있다.
정말 어느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책을 읽다가 자기가 생각하는 제일 중요한 것을 말하기도 한다. 보통 실이나 바늘이라고 말하지만 저마다 내세우는 자랑거리를 듣다보면 어느 것 하나 없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런데 낮잠을 자던 아씨가 갑자기 깨어나 말한다.

자기 자랑을 하느라고 시끄럽게 굴어 낮잠을 깨우냐고 호통을 치면서 너희들이 아무리 자기가 제일이라 하더라도 바느질을 하는 내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 그걸 모르냐고 말하고는 다시 잠이 든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아무리 도구가 훌륭하다 해도 바느질을 할 아씨가 없다면 아무 쓰임새 없는 물건이나 마찬가지이니……
그런데 아씨의 손만 있으면 또 그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실과 바늘을 비롯한 다른 도구들이 없다면 바느질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으니 아씨의 말도 맞지가 않다.
아씨의 말에 일곱 동무들은 풀이 죽어 있다.
그런데 낮잠을 자던 아씨가 꿈에서 바느질 도구를 잃어버리는 꿈을 꾸고, 그걸 보던 일곱 동무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서 아씨를 달래주고 지켜본다.
잠에서 깨어난 아씨는 그제야 아까는 자기가 잘 못 말했다며 사과를 하고, 모두가 서로 도우며 즐겁게 바느질을 한다. 그런데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바느질을 마지막 모습은 마치 노랫가락을 읊는 듯이 흥겨워 어깨 춤이 덩실 덩실 나는 것만 같다.

일곱 동무 모두가 하나라도 없으면 제대로 된 바느질을 할 수 없다는 것, 하나라도 없으면 어딘가 불편하고 짝이 맞지 않는다는 것, 거기에는 누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는 것, 모두가 다 저마다 자기만의 쓰임새가 있다는 걸, 우리나라 전통 바느질 도구에 빗대어 이야기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