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닝햄의 그림책은 처음 보았을땐
마음에 그리 와 닿지 않는데,
보면 볼수록 울림이 있다.
이 책은 할아버지와 손녀의 이야기인데,
마지막에 텅빈 할아버지의
초록소파가 할아버지의 부고를 보여주어 슬퍼지는 동화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좀 더 나이가 들어야겠다.
이야기의 흐름은 이해하지만 왜 서로 다른 얘길 하는지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다.
일찍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할아버지와 애틋한 기억이 없는 나는
할아버지 대신 할머닐 떠올리며 보았다.
우리 할머니도 나와 잘 놀아주시긴 하셨는데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말을 해도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재밌었다.
이 책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나 뭉클해지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찾아뵈어야 하는데 사는게 바쁘다고 잘 찾아뵙지 못하는게 죄송하고
아이들에겐 미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