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떠올리며…..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01 | 글, 그림 클로드 부종 | 옮김 이경혜
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8월 4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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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떠올리며…..

클로드 부종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로운 맛이 느껴진다. ‘강철 이빨’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더해져 클로드 부종의 다른 책들까지 읽고 싶어지고, 궁금해졌다.
‘강철 이빨’ 제목을 보면서 어떤 내용일까 미리 생각해보았다.
그의 책에는 예기치 못하는 반전이 있어 강철 이빨 제목에도 그것이 숨겨 있을 것 같았는데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강철 이빨은 할아버지의 젊은 세월을 상징하는 물건 이었다. 젊었을 때 할아버지는 세상에 대한 자신감과 도전정신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강철 이빨이 닳고, 낡아서 빠지게 되듯 나이가 들수록 도전이나 패기 대신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기 몸을 보호하고,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이빨이 모두 빠져 버린 것처럼 더 이상 가족들에게 물려줄 그 무엇도 없는 것 같지만, 마지막으로 빠진 이빨을 손자가 주워 들며, 이것이 자기를 든든하게 지켜줄 거라고 말하니 할아버지의 삶도 여기서 끝이 나는 게 아니었다. 할아버지의 아들, 또 그 아들의 아들을 통해서 삶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가 딱딱하거나 어렵게 와 닿지 않으니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거기에 있다고 해야겠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젊은 시절의 모험담과 영웅담은 조금 과장된 것 같기도 하지만 읽을수록 재미가 있어 그 이야기에 빠져 들고, 다음 이빨은 어떻게 해서 빠지게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보통 어른들이 들려주는 당신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듣노라면 비슷한 이야기가 되풀이 되어 지겹기도 한데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할아버지의 도전과 패기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무모한 도전 정신과 젊은 날의 으시댐이 느껴져 우리 아버지도 이러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자신만만한 할아버지도 결혼을 하면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빨 하나쯤 부러지면 어때? 이렇게 생각하던 할아버지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이빨이 다치지 않도록 늘 조심했고, 자기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했다.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쓸쓸한 뒷 모습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지는 대목이었다.
할아버지는 이빨이 모두 빠져 힘이 없었지만 그래도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그 아버지의 아들이 당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으니 강철 이빨은 자손들의 삶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영원한 버팀목으로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