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말놀이 시를

연령 4~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10월 27일 | 정가 11,000원

아이들과 함께 말놀이 시를 지어 보아요.

말놀이 동시집 2권에는 어떤 시들이 담겨 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의 첫 장을 펼쳐 들었다. 첫 번째 시 ‘알’을 읽는 순간 ‘아’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알고 있니?/ 알을 깨고/ 알에서 뭐가 나오는지/ 이렇게 끝나는 짧은 시와 옆쪽에 알에서 깨어나는 여러 동물들의 그림이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뒤이어 나오는 ‘참새’와 ‘앵무새’ 시도 ‘참’이라는 말과 ‘앵’이라는 말의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주었다.
말놀이 동시집 1권은 가에서 히까지 자음과 모음 순서대로 쓴 시들을 엮어 놓았는데 2권은 어떤 기준으로 시를 엮어 놓았을까? 그런데 2권에 실린 시의 순서에는 어떤 특별한 규칙은 없는 듯 했다. 생김새와 이름이 독특한 동물들의 특징과 이름의 글자를 따서 그야말로 재미있게 엮어 놓았다.

다음에는 무슨 시가 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펼쳐 들었다. 대부분의 시들이 어찌보면 말장난이 아닌가 싶을 만큼 쉽고 재미있고, 재치가 넘쳐서 이 시를 엮은 사람이 어른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가벼운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라 하면 또 그렇지 않고 오랜 여운을 주는 시들도 간간이 섞여 있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비오리’라는 시는 말의 재미도 한껏 살리면서 엄마 오리를 따라가는 아기 비오리들의 그림이 참 예뻐서 인상 깊었다.
비가 오네/ 비오리가 생각나네/ 비오리 가족을 동강에서 보았지/ 비오리 엄마 뒤를/ 비오리 새끼들이 따르고 있었어/ 비오리는 참 예뻐/ 비오리라는 이름도 예쁘지/ 비오리/비오리/비오리// 가랑비가 오고 있어// 시인의 말처럼 비오리라는 이름이 참 예쁘다.

어떤 시들은 동물들의 독특한 이름을 따서 말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물들의 특징까지 내용에 잘 살려 놓았다. ‘대벌레’ 시는 이름의 대자를 앞에 오게 해서 시를 엮었지만 그 생김새와 색깔이 나뭇가지와 비슷해서 찾기 힘든 특성까지도 잘 살려 놓았다.
대벌레/ 대체 어디 있니/ 대벌레/ 대답 좀 해/ 라는 시를 읽으니 그야말로 ‘대벌레’라는 제목에 딱 어울리는 내용이구나 싶었다.
왼쪽에는 시가 오른쪽에는 시에 어울리는 그림이 실려 있는데 만약 그림이 없고, 시만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말놀이 시를 읽는 재미가 반으로 쑥 줄어들 것 같다. 시마다 어울리는 그림들이 있어서 시의 재미를 더해주는데 ‘돼지’라는 시와 그림이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한참을 웃었다. ‘돼지’의 ‘지’자를 끝으로 가게 해서 말의 재미를 주고, 자야지/ 일어 나야지/ 먹어야지// 또 자야지/ 일어나야지/ 먹어야지// 이렇게 이어지는 내용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돼지의 특징이 담겨 있어서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그 옆에는 먹고 자고 놀고 춤추는 돼지의 그림이 시와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또 한번 웃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이 시를 읽으면서 자기의 생각이 담긴 말놀이 시를 만들어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자기 이름을 이용해서 삼행시 짓기와 같은 시짓기를 아이들은 재미있어라 하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 동물이나 식물들의 이름과 특징을 살려 말놀이 시를 직접 써본다면 어떨까?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말놀이 시를 마구마구 쏟아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