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더웠던 일요일, 워낙

연령 7~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8년 11월 26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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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더웠던 일요일, 워낙 열이 많아서 땀을 비오는 쏟는 아들녀석과 함께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10권.

아들은 책을 가방에서 쏟자 마자 아주 낡은 책 한권을 열심히 보기 시작한다.

무슨책이길래 녀석이 빠져 있을까 궁금해서 아들녀석이 다 읽고 난 다음 나도 슬쩍 훔쳐보았다.

그 책은 빌려온 책 중 가장 낡은 비로 “종이 봉지 공주”란 책이었다.

1998년 11월 26일 1판 1쇄 펴냄.

거의 10년이 다된 책이니 책표지도 다 닳아있고 속지또한 누렇게 변해 있었다.

말로만 듣던 제목 “종이 봉지 공주”.

왜 종이 봉지 공주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책을 넘긴 순간 첫장의 그림을 나는 다시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림에서 왕자보다는 공주가 더 왕자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공주한테서는 새빨간 하트가 뿅뿅뿅 터져나오는데 왕자는 배드민턴 채를 어깨에 메고는 심드렁한 표정이다.

공주가 용을 쓰러트리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다. 용의 기운을 빼내느라 숲을 많이 태워버린것이 좀 안타깝기는 하다. 점점 힘이 빠져가는 용의 모습또한 익살스럽게 그려졌다.

이렇게 용기있고 지혜로운 엘리자베스 공주를 못 알아본 로널드 왕자가 참으로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래 로널드, 넌 옷도 멋지고, 머리도 단정해, 진짜 왕자 같아. 하지만 넌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야.” 라고 일침을 가하는 장면은 너무나 통괘하기까지 하다.

우리 주변엔 너무나 많은 로널드 왕자가 존재한다.

나 또한 로널드 왕자를 동경하며 닮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겉모습을 치장하기 전에 속을 꽉 채운 인간이 되어야 겠다.

또한 이 책에 나오는 종이 봉지 공주같은 사람들을 대한다면 그 사람의 내면이 우러 나와 내가 느끼기 전까지 겉 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껍데기만 보지 말고 알맹이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려면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에 이 책을 새책으로 교환해달라고 건의해볼까 생각해 보았지만 책 자체가 종이 봉지 공주 인 것 같아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