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의 가족은 아버지가 맡

시리즈 블루픽션 23 | 존 보인 | 옮김 정회성
연령 13~1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7월 20일 | 정가 14,000원
구매하기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보기) 판매가 12,600 (정가 14,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브루노의 가족은 아버지가 맡은 임무로 인해서 아우비츠수용소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된다. 정든 마을과 친구들을 떠나 낯선 곳에 정착한 브루노는 하루하루가 따분하고 지루하기만 하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된 이사에 바깥 출입은 금지되었고 함께 놀 친구도 없다. 어느날 브루노는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광경에 깜짝 놀라는데… 길게 쳐진 철조망과 그 속에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많은 사람들, 그리고 아버지와 같이 제복을 입은 군인들을 보았던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 누가 줄무늬 옷을 입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지었을까? 브루노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어느날 브루노는 철조망 가까이로 금지된 ‘탐험’을 떠났다가 쉬미엘이라는 친구를 사귀게 된다. 쉬미엘은 공교롭게도 브루노와 생일이 같다. 또래보다 마르고 기운없어 보이는 쉬미엘, 하지만 둘은 금새 친해져 각자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소중한 친구가 된다. 어느날, 두 소년은 수용소 내에서 사라져 버린 쉬미엘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탐험’을 하기로 약속하는데…

수용소 총책임자의 아들인 브루노와 수용소 시설에서 생활하던 쉬미엘, 극과 극의 환경이다. 어른들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친구가 될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두 소년에게는 아무것도 문제될 것이 없다. 안타까운 것은 두 소년이 ‘전쟁’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 였다는 것. 쉬미엘이 자신에게 일어났던 이야기를 들어줄 때 브루노는 자신의 아버지는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며 수용소 안의 일들은 아버지와 무관할거라는 주장이 왜 그리도 안타깝게 들리던지.

책은 아홉살 소년의 관점이다. 책의 시작은 브루노 가족의 소개, 아버지가 수용소 총책임자로서의 임무를 맡게되는 과정, 할머니와의 불화등 수용소 근처로 이사오게된 내용을 그렸다. 쉬미엘을 만나게 되는 것은 중간 부분에 이른 시점에서다. 상대적으로 쉬미엘의 가족사나 수용소로 오기전까지의 과정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후반부는 쉬미엘의 입장으로 관점이 전환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러나,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분명하다. 전쟁이라는 어두운 배경이 회색이라면 그 속에서의 두 소년은 천연색 컬러빛이다. 잊고 싶은 과거를 들추려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워진 곳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인간의 의지로서 막을 수 있었던 것, 지켜주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점을 높이 사고싶다. 영화를 평할때도 흥행성과 작품성을 이야기하듯 이 책은 주제와 작품성 면에서 단연 돋보인다. 청소년들이 한번쯤 읽고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도 좋을 그런 책이다.

사실… 책을 덮은 직후, 당혹스런 결말로 인해 잠시 멍~했다. 처음엔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 같은 그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후반부에는 <쉰들러 리스트>처럼 훈훈한 결말이 아닐까 은근히 기대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 빗나갔고 결국은 두 소년을 통해 바라본 전쟁의 참상과 두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을 재현해서 보여준 것이었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 라는 것. 즉, 우리의 미래를 담보한 무모한 도박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사람과 침략을 당한 사람 양 쪽 모두가 깊은 상처를 떠안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