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관

연령 6~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5월 2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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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

‘할머니’는 우리 아이들에게 남다른 소재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엄마이기에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밑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할머니’가 나오는 책에 유달리 애착을 보입니다. 할머니가 유쾌하게 놀이해 주는 이야기, 맛난 음식을 술술 만들어 주는 이야기, 할머니가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할머니가 무언가를 만들어 주는 이야기, 귀가 커지는 이야기 등 ‘할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는 넘어가는 책장 앞에 앉아 귀를 기울입니다. 이번에 보게 된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도 그런 ‘할머니’가 소재가 된 이야기였죠.

이야기 속의 토미는 증조할머니와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입니다. 저희집 아이는 증조할머니를 ‘왕할머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자주 뵙진 못하지만, 왕할머니도 만나면 엄마가 잘 주지 않는 사탕을 주시곤 하죠. 우리집 아이는 박하사탕이 나오는 대목에서 만면에 미소를 띄며 듣습니다.

할머니들은 토미가 해달라는 대로 조건없이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긴 머리로 암소꼬리도 만들어 주며 토미의 눈높이로 함께 대화합니다. 형은 할머니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것을 보고 마녀 같다고 하지만, 토미의 눈에는 정말 예쁘답니다. 얼마전, 친할머니 생신에 우리집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공주 그림을 잔뜩 그려서는 할머니께 드렸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할머니는 늙은 공주인데, 너무 예쁘게 그렸네.”하셨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아이가 하는 말이 “아니예요, 제가 보기엔 할머니는 예쁜 공주예요.”라고 해서 할머니를 흐뭇하게 한 적이 있답니다. 마치 이 이야기에 나오는 토미처럼 말이에요.

그리고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경험들도 함께 하며 지내는데, 어느날 위층할머니가 돌아가십니다. 죽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토미는 묻습니다. “돌아가셨다는 게 뭐예요?” “돌아가셨다는 건 위층 할머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뜻이야.” 토미는 할머니의 부재를 확인하고는 슬퍼합니다.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 책장 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던 제 아이가 아무 말 없이 그림책만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가 후에 별똥별이 된 이야기까지 물끄러미 쳐다보며 듣다가 저를 보더니 눈물을 흘립니다.
“엄마, 우리 할머니도 돌아가시는 거야?”
“그럼,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 법이야. 할머니도, 엄마도.. 그러니까 우리가 함께 할 때 사랑을 나눠
줘야 해. 할머니나 할아버지, 엄마, 아빠, 동생 그리고 친구들에게 말야.”

눈물 방울을 흘리던 녀석이 갑자기 제게 달려듭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꼭 껴안아 줍니다.

요즘 들어 유아 반항기처럼 친구들 사이에서나 엄마, 동생에게 괜스레 짜증을 자주 냈던 녀석이 이 이야기를 떠올리고 함께 할 때 나눌 수 있는 사랑을 언제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