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드나 융의 주장에 지나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6월 23일 | 정가 7,000원

프로이드나 융의 주장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은 시대 속에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의 경험이 가져다주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런 경우 부정적인 기억들이 해소되어야 함에도 해소되어지지 못했을 때의 상황을 쥘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상처의 치료는 누군가의 치료를 기다리는 것보다, 그런 상처를 지닌 이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과 실천이 자신을 치유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배우게 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근원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초월의 힘이다. 죽음을 넘어설 줄 아는, 절망을 넘어설 줄 아는 초월의 능력이다. 물론 그러한 모습들은 물리적인 형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인 것은 물리적인 현실을 넘어서서, 극복을 넘어 희망을 사는, 과거의 절망을 과거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둠의 삶이 아니라 전시대를 아우를 줄 아는 초연함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초연함과 희망은 사랑이 연출해내는 해답임을 깨닫게 한다. 쥘은 여덟 살 때 너무나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맞게 되었고, 그 슬픔을 견디다 못해 마음 속 깊은 곳에 검은 구멍을 갖게 된다. 스물네 살이 된 쥘은 어느 병원의 남자 간호사, 수많은 환자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눈물을 흘릴 줄 모르는 차가운 사람이지만 여덟 살 환자 롤라를 만나면서 쥘은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롤라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자신 또한 온몸이 마비된 아이지만 롤라는 여덟 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모님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가올 자신의 죽음도 담담하게 기다립니다. 수술실로 들어가는 롤라가 쥘에게 전해준 테이프에는 그 비밀이 담겨 있었습니다. 성폭행을 다룬 청소년 소설「운하의 소녀」의 작가 티에리 르냉은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희망적으로 그려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쥘과 롤라의 만남을 소재로 ‘죽음’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선택하여, 죽음은 이 세상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세계와의 만남일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