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우리 아들 녀석을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28 | 글, 그림 박연철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9월 22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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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우리 아들 녀석을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 ‘어처구니없’을 때가 많다. ‘어처구니없다’는 말은 이처럼 나도 종종 쓴다. 보통은 일이 너무 뜻밖이라 기가 막힌다는 뜻으로 쓰인다. 사람들 입에 수시로 오르내리는 ‘어처구니없다’에 이렇게 재미있는 어원이 있는 줄은 몰랐다.

어처구니의 어원에는 세 가지가 있는 모양이다. 네이버 지식 검색을 하니 첫째는 맷돌의 손잡이, 둘째는 기와 지붕에 있는 동물 모양의 구조물 또는 상상의 동물, 셋째는 농기구에서 기원한다고 되어 있다. 이 그림 동화는 그 중에 두번째 어원을 가지고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냈다.

궁궐 추녀 끝자락에 흙으로 만들어 올린 조각물을 어처구니라고 한다. 못된 귀신으로부터 궁궐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올린 어처구니는 3개에서 11개까지 올리고 원래 이름은 잡상이다. 서민들 집에 기와 지붕 올리는 것에만 익숙한 기와장이들이 궁궐을 지을 때 어처구니들을 깜박 잊고 안 올린 데서 ‘어처구니없다’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기와장이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실수일지 모르나 왕의 입장에서 보면 궁궐의 위엄과 건물 안전에 관한 커다란 실수이기에 어이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새롭게 알게 된 어처구니들 이야기 때문에 궁궐에 가게 되면 지붕 한 번 쳐다볼 일이 더 생겼다.

이구룡, 저팔계, 손행자, 사화상, 대당사부는 하늘 나라 말썽꾸러기 오형제 어처구니. 하도 말썽을 피워서 임금은 궁리 끝에 사방팔방 쏘아다니며 사람들을 해코지하는 손이라는 못된 귀신을 잡아오면 용서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처구니들은 손에게 혼쭐만 났고, 책 좋아하는 대당사부가 열심히 책을 읽은 덕분에 한 가지 꾀를 생각해낸다.

하지만 얌체 손행자의 실수로 손을 잡는 데 실패하고 만다. 그래서 손은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한 번씩 나타난다고 한다. 그후 임금에게 잡힌 어처구니들은 손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라는 엄명을 받고 궁궐 지붕 위로 올라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하, 손 없는 날 이사한다는 말뜻을 이제야 알겠다. 지금까지 우리 생활 속에 살아 있는 손이란 녀석이 어처구니들도 당해낼 수 없는 못된 귀신이었다니. 그동안은 별로 신경 안 썼던 ‘손 없는 날’ 앞으로는 좀 따져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한 번 읽고는 단번에 빠져들었을 정도로 이야기가 재미있고 그림도 독특하다. 첫 그림책을 낸 작가답지 않게 완벽하다.

재미있는 작가 소개 – 지구로부터 아주 먼 곳에 내가 왕으로 있는 킹스턴이라는 조그만 별이 있어요. 그 별에는 수다 떠는 걸 아주 좋아하는 개똥지빠귀 한 마리가 살고 있지요. 어느 날 그 개똥지빠귀가 내게 와서 그러는 거예요. “정말 재미난 얘기가 하나 있는데 들어 보지 않을래?” 이 이야기는 그 개똥지빠귀가 들려준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