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늘은 크리스마스가 아

연령 6~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12월 16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칼데콧상 외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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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까지 아홉 밤 (보기) 판매가 9,900 (정가 11,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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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늘은 크리스마스가 아니에요?”
“왜 오늘은 설날이 아니에요?”
여섯살 이제 일곱살이 되는 딸아이의 물음이 어찌나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던지, 여지껏 크리스마스나 설날의 유래에 대해서 대략의 개념을 가지고 있던 엄마로서는 잠시동안 멍~ 할 수 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는 유치원 산타할아버지와 집으로 오는 산타할아버지로 부터 선물을 받는 기념일이고, 설날은 떡국 먹고 한 살 더 먹는 날로 알고 있는 아이. 그 아이의 설날 일기장에는 ‘오늘이 바로 내가 일곱살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키가 왜 안 큰 느낌이고 일곱살이 아닌것 같았다. 전혀 일곱살 된 느낌이 안같다.’라고 적혀있다. <크리스마스까지 아홉 밤>의 세시도 이러한 질문을 했을 법한 유치원생이다. 한국 여자아이 수린이와 멕시코 여자아이 세시는 <크리스마스까지 아홉 밤>을 통해 만났다.
세시는 유치원 방학 후 포사다까지 몇 날 며칠을 처음으로 가져볼 피냐타를 생각하며 보낸다. 그 기다림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세시는 가장 아끼는 인형 가비나와 함께 고양이에게 공격당할 것 같은 새장 속의 새도 구해주고, 공원의 오리가 되어보기 위해 욕실에서 오리가 되어 감기에 걸릴 뻔도 하고 결코 지루하지 않은 날들을 보낸다. 드디어 엄마와 재래시장에 가서 피냐타를 사러간다. 그때도 엄마가 자리에 없을 때는 바람에 한들거리는 여러 모양의 피냐타와 이야기도 나누고 잠시도 심심하지 않을 것 같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 사랑스러운 피냐타 인형 중 세시는 별을 고르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서 큰 별 피냐타에 크고 즙이 많은 오렌지들, 작고 달콤한 레몬들, 땅콩, 예쁜 종이로 싼 사탕들,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설탕 지팡이 등으로 피냐타를 가득 채운다.
드디어 포사다 날이다. 세시는 다른 옷들 보다 더 좋아하는 포사다 의상을 입고 손님을 맞이한다. 하지만 포사다를 맞이하는 기쁨과 처음으로 가져보는 피냐타에 대한 세시의 마음은 묘하게 상충된다. 세시는 “애들이 피냐타를 못 치게 해! 내 피냐타가 깨지면 안 돼!”라고 외치며 맛있는 것들이 가득 든 피냐타, 자신이 처음 가져보는 피냐타를 지키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는 금을 원하지 않아! 나는 은을 원하지도 않아! 내가 원하는 건 바로 피냐타를 깨뜨리는 거야!”라고 노래부르며 세시의 피냐타를 깨뜨리기 위해 막대기를 허공으로 휘젖는다. 자신의 파냐타가 깨지기를 바라지 않는 세시와 풍습에 따라 파냐타를 깨뜨리려 노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멕시코 포사다의 정겨운 일면을 힐끔 엿볼 수 있다. 자신의 것을 아끼는 아이의 마음과 그 것을 뺏으며 재미를 느끼는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닮아서 정겹다.
어른들은 “피냐타는 부수라고 만드는 거야”라고 말하지만 어린 세시는 깨진 별 피냐타가 진짜 별이 되었을 것이며 사람들은 그것을 깨뜨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명절과 기념일의 의미는 아이들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멕시코 아이 세시나 한국 아이 수린이는 그들만의 동심을 간직하고 있어서 아직은 행복한 어린이다. 한국과 멕시코라는 지리적 거리는 멀지만 아이들의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동심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아이와 이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