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시아버지는 버스로 2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87 | 글, 그림 유타 바우어 | 옮김 유혜자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11월 13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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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시아버지는 버스로 2시간이 걸리는 우리집을 다친 손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방하나를 메고 오셨다.

시어머님이 내 딸을 위해서 한올한올 뜨개질한 조끼를 가지고 오신 것이다. 택배로 부쳐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조끼를 핑계삼아 손자들 얼굴 한번이라도 더 보시겠다고 아프신 몸을 이끌고 오신 것이다.

나이드시면서 눈도 침침해지고 오십견때문에 어깨며 팔이 아프셔서 운전도 못하시겠다고 자동차도 없애신 분이, 등산하시다 넘어지시면서 다친 팔목으로 궂이 손자들 얼굴 한번 더 보겠다는 생각으로 오신 것이다.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누르는 초인종소리에 문이 열기도 전에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부르며 좋아라한다.

메고오신 가방에는 할머니가 뜬 조끼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만 사가지고 담아오셨다.

손녀가 좋아하는 스티커와 예쁜 수첩들과 손자가 요즘 색칠에 재미를 느꼈다고 드린 말씀에 공책이랑 색연필이랑 연필이랑 잔뜩 사기지고 오셨다.

다 집에 있는 것들이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서인지 좋아라한다.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할아버지와 손자들의 사랑이 느껴지는 가슴 따뜻한 날이였다.

이 책 역시 손자와 할아버지의 따스한 교감과 사랑과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병상에 누워있는 할아버지를 찾아온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옛날 이야기를 해주신다.

장난꾸러기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되었을때 있었던 기뻤던 일, 힘들었던 일, 위험했던 일 등을 이야기한다. 그때마다 할아버지를 지켜주는 “천사”가 있어 할아버지는 어려웠던 모든 일들을 견디어 낼 수 있었고, 사랑하는 손자까지 얻을 수 있어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다.

이야기를 다 들은 손자는 밖으로 나온다. “밖은 아직 환했어요. 날씨도 따뜻했고요. 정말 멋진 하루였어요.”라는 글이 손자를 따라오는 천사의 모습이 담긴 그림속에 담겨진다.

아마 할아버지를 지탱해준 긍정적인 사고와 누군가가 날 도와줄 거라고 믿는 자신만의 “힘”을 “천사”로 생각했고, 그 천사를 기꺼이 사랑하는 손자에게 보내준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한다.

그것이 손자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 혹은 이루고 싶은 일이 생길때, 마음속으로 외친다.

“제발 되게 해주세요..제발 합격하게 해주세요..누가 나좀 도와주세요..” 우리도 할아버지처럼 나를 도와주고 지탱해주는 누군가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 혹은 나를 도와줄꺼라고 믿는 어떤 “힘”의 존재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 역시 “누군가 나를 도와줄꺼야. 그러니까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갖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다면 어려운 일도, 힘든 일도 이겨내는 힘을 갖게되지는 않을까?

그 누군가가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누구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나를 지탱해주는 혹은 나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위안이 될 것이다.

나는 생각해본다.

내 딸에게 힘을 주는 천사의 역할을 해주는 엄마가 되어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