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이 책이 일본

연령 5~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0년 7월 10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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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마리 까마귀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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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이 책이 일본의 전래 동화인 줄 알았다. 그 이유는 표지 때문이었는데, 검은색 까마귀가 날고 있었고, 제목이 빨간색이었기 때문이다. 책을 자세히 보니 저자가 ‘그림 형제’이다. “어? 세계 전래 동화가 아니라 명작이네?”라고 생각한 나. 그런데 왜 나는 전래동화라고 생각했을까?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니 비룡소의 세계의 옛이야기 시리즈2. 독일편이다. 사람의 편견이란..정말 무섭다.

<일곱 마리 까마귀>는 대체적으로 안데르센의 <백조왕자>와 이야기가 비슷하다. 일곱명의 아들들과 여동생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아들들은 새(까마귀 혹은 백조)로 변했고, 여동생들이 오빠들을 사람으로 되돌린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일곱 마리 까마귀>가 <백조왕자>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 <백조왕자>의 엘리자 공주가 마녀의 말을 그대로 실행하며 쐐기풀 옷을 뜨는 것에 반해, <일곱 마리 까마귀>의 여자 아이는 오빠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집을 나온다.

‘아버지와 어미니를 기억할 수 있는 반지 하나와 배고플 때 먹을 빵 한 덩어리와 목마를 때 마실 물 한 단지와 피곤할 때 앉을 조그만 의자 하나’를 가지고 세계 여러 곳을 헤매며 오빠들을 찾아다니는 여자 아이는 약간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 도움받은 물건을 잃어버려 도움은 쓸모없어지게 되고 결국은 그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바로 그런 태도가 마음에 든다.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여자 아이의 이야기. 세계 전래 동화를 보면 거의 모든 이야기가 공주, 왕자의 이야기이고 그런 이야기들에선 여자들은 모두 수동적이며 ‘공주’ 다워야 한다. 하지만 <일곱 마리 까마귀>에 등장하는 여자 아이는 공주도 아니고 씩씩하게 자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줄 아는 아이인 것이다.

전래 동화를 무지하게 싫어하는 지은양이 이 책은 재미나게 읽었다. 기-승-전-결에 따른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고 긴장 고조감이 높은 데다가 행복한 결말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표지를 보고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