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을 보기 전에 음식

연령 7~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4월 1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유네스코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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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을 보기 전에 음식 모양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마찬가지로 책의 내용이 어떤지 모르는 상태에서 책의 겉표지는 나름 앞으로 읽게 될 책 내용을 상상하게 만드는 첫맛이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아나이스 보즐라드의 ‘전쟁’은 다소 불편하고 무겁다 . 칙칙한 바탕색에 덩그러니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한 아이(물론 그 아이가 이 전쟁을 끝낸 파비앙이지만). 어둡고 우울한 아이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또한 기존의 다른 책들이 직사각형인 것과는 달리 정사각형에 가까운 판형이라는 것도 이물스러웠다.

전쟁이라는 무거운 내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풀어냈을까?

빨강과 파랑의 이질적인 색상 대립을 통해 두 나라가 전쟁을 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이 전쟁은 왕과 왕만의 자존심문제가 아니라 온 나라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게다가 왜 전쟁을 하는지 조차도 대의명분을 상실한 상태다.

전쟁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없었던 파비앙에겐 호전적인 성향이 없어서일까 전쟁국가의 왕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해서일까 아버지의 출정명령에 시큰둥하다. 마지못해 나간 대결자리에서 어이없는 승리(?)로 오히려 궁지에 몰려 쫒겨나게 된다.

책표지에서처럼 파비앙은 생각한다. 전쟁터에서는 할 수 없는 사유(思惟). 이것이 전쟁을 끝낼 수 있었던 파비앙만의 장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저 서로 죽이고 죽고 하다보니 ‘왜 싸우는 지’도 ‘어떻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를 돌이켜 생각해본 파비앙의 사유야 말로 지금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모든 의미없는 전쟁들을 일단 멈출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나서 긴 기다림(노랑나라의 군대가 쳐들어오는 것을 대비해) 끝에 두 나라의 교류는 시작되고, 시작된 만남을 통해 전쟁은 사그라지고 화합이 꽃피게 된다.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전쟁은 끝이 났다.
전쟁을 끝은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만남으로 인해 평화가 찾아왔다.

참으로 현명한 방법이고 이상적인 방법이다. 작금의 일촉즉발 남북 대치상황에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길을 일러주는 책이 아닐 수 없다.

법구경의 한 마디를 첨언하고자 한다.

‘증오는 증오에 의해선 결코 무너뜨릴 수 없다. 증오는 사랑에 의해서만 무너뜨릴 수 있다.’

그리고 붓다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전쟁에서의 승리는 증오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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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나라 왕자 파비앙은 왜 노랑나라의 왕위를 이어받았을까?
파랑나라도 이젠 전쟁이 끝났는데 왜 가족들이 있는 파랑나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누가 좀 알려주세요 ^^